2023년 초, 실리콘밸리의 한 파티에서 오픈AI의 연구원 댄이 구글의 공동 창립자 세르게이 브린에게 “구글로 돌아가라”고 도발적인 발언을 한 일화는 기술 업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챗GPT가 전 세계를 강타하며 구글이 ‘한물간 기업’으로 치부되던 시점에, 이 발언은 브린의 승부욕을 다시 일깨웠다. 이후 그는 2023년 1월 경영 일선에 복귀하여 구글의 AI 전략을 재정비하기 시작했다.
구글은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비율로도 AI 시장에서의 성과를 증명하며, 투자 효율성을 높였다. 특히, 구글은 매출의 23%만을 AI 모델에 투자하여 최신 대규모언어모델인 ‘제미나이 3.0’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성능 우위를 입증했다. 이는 AI 산업이 단순한 자본 투입이 아닌, 기술의 고도화와 효율성을 바탕으로 운영되어야 함을 증명하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은 매출의 35%를 인프라 설비 투자에 쏟고 있는 반면, 구글은 자사에서 생산한 자원과 기술을 통해 최적화된 비용으로 성과를 내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구글은 AI 분야에서의 재무적 기초 체력도 강하게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외부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충분한 현금 창출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구글의 순이익 대비 순현금 비율은 0.4배 수준으로, 이는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현저히 낮아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구글의 성공은 더욱이 수직계열화 전략에 기인한다. 구글은 AI 반도체인 텐서처리장치(TPU)와 고속 네트워크, 프런티어 모델을 통합하여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가 각각의 마진을 챙기는 구조와 대조적이며, 구글은 모든 기능을 내부에서 수행하여 비용을 대폭 줄이고 성능을 극대화하였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AI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은 구글의 공급망 다변화에 따라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에서 막대한 물량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구글이라는 확실한 파트너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이는 향후 반도체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르게이 브린의 복귀는 단순한 개인의 귀환이 아니라, 구글의 AI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시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향후 기술 산업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사건으로 남을 것이다. 구글이 AI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재확인함에 따라,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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