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의 창업 생태계에서 ‘덕질’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덕후’라는 용어는 일본어 ‘오타쿠’에서 유래했으며, 특정 취미나 관심사에 깊이 빠져드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이러한 열정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직업으로 연결되며, 많은 창업자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이 글에서는 K팝과 오락실 문화에 뿌리를 둔 몇몇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통해 ‘덕질’이 어떻게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지 살펴보겠다.
네이버웹툰의 김준구 대표는 ‘덕업일치’의 대표적인 사례로, 자신의 취미가 직업으로 이어진 성공적인 창업가다. 김 대표는 네이버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네이버웹툰을 이끌며, 2024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그는 개인의 취미가 어떻게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로,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또한, 최주홍 대표가 이끄는 지피유엔은 서브컬처 게임 개발사로, 어린 시절 오락실에서 경험한 게임들에 대한 깊은 사랑을 바탕으로 창업했다. 최 대표는 인디게임 개발팀을 결성하고, 비행 슈팅 게임 ‘백설공주’를 제작해 인디게임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년 이상의 경력을 통해 여러 게임을 론칭하며, 현재는 ‘프로젝트 테라리움’을 개발 중이다. 이 게임은 외계 생명체와의 전투를 다룬 3인칭 슈팅 게임으로, 글로벌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카카오벤처스 등으로부터 7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그의 사업은 급성장하고 있다.
양준영 대표가 운영하는 키노라이츠는 ‘한국의 로튼토마토’로 불리는 콘텐츠 리뷰 플랫폼이다. 영화 덕후인 양 대표는 신뢰할 수 있는 평가와 리뷰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창업을 결심했다. 키노라이츠는 사용자들이 영화를 평가하고 추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콘텐츠 정보를 한 곳에 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 플랫폼은 지난해 월간 활성 방문자 수 100만명을 기록하며, 카카오벤처스와 제트벤처캐피탈로부터 약 5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성장하고 있다.
유호연 대표가 이끄는 테이밍랩은 중고 명품 시계 거래를 돕는 플랫폼으로, 그의 시계에 대한 열정이 창업의 원동력이 되었다. 서울대학교 재학생인 유 대표는 중학생 시절부터 200종 이상의 시계를 거래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시계 감정과 수리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 국내와 해외 바이어들을 연결하는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있다. 테이밍랩은 매쉬업벤처스와 카카오벤처스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외에도 쿠키플레이스와 스타트립과 같은 스타트업들도 ‘덕질’을 기반으로 한 사업 모델을 성공적으로 구축하며, 창업 생태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쿠키플레이스는 팬덤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굿즈를 제작하는 스타트업으로,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의 팬들로부터 출발하였다. 스타트립은 BTS와 같은 K팝 스타의 방문지를 알려주는 플랫폼으로, 외국인 팬들에게 한류 여행 정보를 제공하며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은 ‘덕후’들이 자신의 열정을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카카오벤처스 관계자는 ‘덕후 창업자’들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일을 업으로 삼기 때문에 외부 요인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뛰어난 근성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K팝과 오락실 문화의 영향을 받은 창업자들은 자신의 취미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대한민국의 창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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