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업종의 포화 현상과 자영업의 위기

최근 경기도의 여러 지역에서 ‘복제 창업’ 현상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동일한 업종과 메뉴의 음식점들이 좁은 상권 내에 밀집하여 경쟁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수원 호매실동과 평택 고덕동, 용인 죽전동 등지에서 이와 같은 사례가 빈번히 발견되며, 이는 지역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원 호매실동의 한 생활상권을 방문했을 때, 단 30m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무한리필 샤부샤부 전문점이 세 곳이나 나란히 영업 중인 모습이 목격되었다. 이들 점포는 간판명만 다를 뿐, 동일한 메뉴를 제공하며 고객의 선택폭을 좁히고 있다. 경기도의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상존인구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며, 이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지나치게 과잉된 상황을 반증한다.

이와 유사한 현상은 평택 고덕동의 분식집과 용인 죽전동의 찜닭 전문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각 지역의 상권 규모가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점포들이 짧은 거리 내에서 경쟁하는 모습은 지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한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자영업 시장의 변화가 있다. 경기도의 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점업의 영업이익률이 지난 7년간 연평균 6.04% 감소한 반면, 자영업자 수는 연평균 3.62% 증가했다. 이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며, 자영업자들이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지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불행히도, 신규 창업 점포가 밀집하는 현상은 결국 폐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기도 상권영향분석서비스에 따르면, 한식 일반음식점의 1년 생존율은 70.6%에 불과하나, 3년 차에는 42%, 5년 차에는 31.5%로 하락하는 상황이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좁은 생활상권 내에서 동일 업종으로 집중되면서 폐업 위험이 증가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소비층이 한정된 생활상권에서 동일 업종이 중복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경쟁 과열, 장기적으로는 상권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자영업이 마지막 선택지로 기능하는 구조에서는 이러한 실패가 개인의 재기 가능성까지 저해할 수 있어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희망하는 상권의 업종 중복과 성공 및 실패 패턴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필수적이다. 경기도 차원에서의 ‘생활밀착 상권지도’와 창업 전 단계의 컨설팅 강화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러한 노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복제 창업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자영업자들의 생존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666/0000088544?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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