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코스닥에 상장된 바이오텍 기업들에서 경영권 매각과 최대주주 변경이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창업주의 지분 매각, 임상 실패, 자금난 등 여러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촉발되었으며,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기업들의 향후 사업 방향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특례상장의 본래 취지인 연구개발의 지속성과 영속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가장 먼저 주목할 사례는 압타머사이언스이다. 이 기업은 신약 및 진단 개발을 위해 설립된 곳으로, 최근 소프트웨어 기업인 알티캐스트에 인수된다는 공시를 발표했다. 알티캐스트는 구주 매입과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가 될 예정이며, 창업자인 한동일 대표는 보유 지분의 절반을 매각하고 경영권을 넘길 계획이다. 압타머사이언스는 2020년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이번 인수가 ‘바이오 신사업 확장’으로 설명되었으나 연구개발의 지속성과 사업의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경영권 매각이 있었던 다른 기업들로는 파라택시스코리아, 엔젠바이오, 에스씨엠생명과학, 바이젠셀, 애드바이오텍, 큐라티스 등이 있다. 이들 기업의 경영권 매각은 임상 실패와 상속세 부담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이루어졌다. 특히 파라택시스코리아는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의 임상 2상에서 실패한 결과 주가가 급락하였고, 이에 따라 미국계 헤지펀드인 파라택시스홀딩스에 경영권을 넘기게 되었다. 이는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또한,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인 에스씨엠생명과학의 경우, 상속세 부담으로 인해 경영권 매각이 이루어졌다. 이 회사는 2020년 코스닥에 상장된 이후, 최대주주인 송순욱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였다. 결국 올해 3월, 최대주주는 송기령 대표에서 ‘마르시아 신기술조합 제77호’로 변경되었다.
KT의 사내벤처로 시작한 엔젠바이오 또한 올해 6월 최대주주가 변경되었는데, 이는 KT가 에스에이치헬스케어투자1호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이루어졌다. 바이젠셀은 경영권 매각 절차가 올해 초 마무리되었으며, 기존 최대주주였던 보령의 지분을 가은글로벌에 매각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이유로 특례상장 바이오텍의 경영권 매각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 배경에는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경영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장 이후에도 매출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자금난과 주주 압박이 더욱 심화되면서 기업 매각을 고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경영권이 매각되고 최대주주가 변경되면 기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해진다는 점이다.
바이젠셀의 경우, 가은글로벌의 자회사와의 사업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파라택시스코리아는 미국계 헤지펀드의 관리 하에 신약개발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에스씨엠생명과학 또한 줄기세포 관련 연구 인력이 퇴사하고 화장품 및 의약품 도소매업으로 사업이 재편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기술특례 상장이 적자 상태에 있더라도 성장성을 인정받아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라며, 상장 이후 임상 실패나 지분 매각으로 연구개발이 중단되거나 지연될 경우 제도의 근본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바이오기업의 미래와 연구개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으로 이들 기업이 어떻게 사업을 재편하고 연구개발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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