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는 최근 음악 공연과 스포츠 관람을 위한 티켓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면서, 정부가 티켓 재판매에 관한 새로운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BBC와 일간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정가의 30%를 초과하는 가격으로 티켓을 재판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으나, 이제는 액면가 이하로만 판매할 수 있도록 변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공연 티켓을 대량으로 구매한 후 고가에 재판매하는 행위가 늘어나면서, 진정한 팬들이 공연 관람 기회를 잃고 비싼 가격에 티켓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 있다. 특히 올해 초 ‘브릿팝의 전설’로 알려진 오아시스의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콘서트에서는 티켓 가격이 무려 4천442파운드, 한화로 약 850만원까지 치솟았다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준다.
소비자 정보업체 ‘위치?’는 미국과 브라질, 두바이, 싱가포르, 스페인 등 지구촌 여러 나라에서 영국 내 인기 행사 티켓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이를 부풀려진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현상은 공연 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버진미디어 O2에 따르면, 올여름 런던에서 개최된 다이애나 로스, 오아시스, 레이디 가가 등의 공연 티켓은 평균적으로 액면가보다 490% 이상 비싸게 재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티켓 시장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를 보여주며, 많은 아티스트와 팬들이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최근 두아 리파, 콜드플레이, 라디오헤드 등 유명 팝스타와 축구 서포터 협회는 공동 성명을 통해 ‘착취적인 관행’으로 인해 진정한 팬들이 음악, 연극, 스포츠에 접근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새로운 규제가 시행될 경우, 스텁허브, 비아고고와 같은 2차 티켓 판매 플랫폼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러한 변화가 티켓 재판매 시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스텁허브의 주가는 17일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약 14% 하락하는 등 시장 반응이 감지되고 있다. 스텁허브 인터내셔널의 대변인은 ‘규제된 시장에서 가격 상한제가 도입되면, 티켓 거래가 암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규제된 시장이 암시장이 된다면 소비자에게는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은 티켓 재판매 시장의 변화가 단순한 가격 문제를 넘어, 소비자와 아티스트 간의 관계, 그리고 공연 산업 전반에 걸쳐 중대한 의미를 지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팬들은 이제 공연 관람의 기회를 더욱 공정하게 보장받길 원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티켓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지금, 영국 정부의 결정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주목된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1/0015749864?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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