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와 산업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근 급변하고 있는 허페이(合肥)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허페이는 전통적인 산업 구조를 넘어 첨단 기술 중심의 글로벌 허브로 발돋움하며, 이를 가능하게 한 독특한 정부 주도의 벤처 투자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허페이 모델이 어떤 배경과 과정을 통해 탄생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을 시도해보고자 한다.
허페이는 한때 주목받지 못하는 도시로 여겨졌으나, 최근 몇 년 간 ‘허페이 모델’이라는 용어가 널리 퍼지면서 그 위상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 모델은 허페이 시 정부가 직접 벤처 캐피털 투자자로 나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도시의 성장을 견인하는 전략으로 요약될 수 있다. 허페이의 하이테크 단지는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고층 빌딩과 첨단 산업으로 가득 차 있으며, 이는 단순한 공단 이상의 경제적·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년 동안 허페이는 놀라운 경제 성장을 기록했다. GDP는 2600% 이상 증가했으며, 인구는 450만 명에서 2025년까지 1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장은 디스플레이, 반도체, 전기차, 양자 컴퓨팅 등의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성공 뒤에는 지방 정부의 적극적인 벤처 캐피털 투자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허페이 모델의 특징 중 하나는 정부가 직접 GP(업무집행조합원)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시 정부는 펀드 자본의 20~30%를 직접 투자하며, 나머지 자금은 대형 연기금이나 전문 VC 등으로부터 모은다. 이러한 구조는 정부가 투자처를 선택하고 결정하는 실무권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른 도시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허페이시는 상장(IPO)을 통한 고수익 회수를 목표로 하며, 성공적인 투자를 통해 얻은 수익은 차세대 전략 산업에 재투자된다.
허페이 모델의 성공을 이끈 사례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허페이는 LCD 디스플레이 기업 BOE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당시 재정 상황이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투자는 BOE를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허페이시는 이후 단계적 지분 매각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2020년의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에 대한 70억 위안의 투자와 D램 생산업체 CXMT에 대한 조 단위 투자는 허페이 모델의 모험적 투자 성향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성공은 허페이 모델이 단순한 정책이 아닌 실질적인 투자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입증한다.
하지만 허페이 모델은 모든 도시에서 쉽게 복제할 수 있는 모델은 아니다. 많은 중국 도시가 허페이의 성공에 매료되어 유사한 모델을 도입하려고 했으나, 실패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허페이 모델의 성공은 특정 조건이 충족되어야 가능함을 보여준다.
허페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지역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과 적극적인 투자 전략에 있다. 이는 정부가 자본을 투입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허페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신흥 벤처 도시들이 중국 산업의 엔진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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