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대학 창업 생태계가 심각한 위축을 겪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창업 열기가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경기 둔화와 투자 심리 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전국 대학별 창업지원단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대학에서 설립된 학생 스타트업 수는 총 1860개로, 전년 대비 약 7% 감소했습니다. 특히, 2022년에는 1618개에서 2000개로 급증했던 창업 수가 1년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학생 창업자 수도 지난해 1997명으로, 전년 대비 6.6%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2022년의 2137명에서 22.3% 증가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경기 둔화와 함께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高’ 압박이 스타트업 생태계에 미친 영향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정부의 창업 지원 예산이 줄어들면서 대학생 창업자들이 받는 지원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예를 들어, 창업패키지 사업은 예비 창업자와 초기 스타트업에 필요한 자금과 멘토링을 지원하는 중요한 프로그램이었으나, 최근 몇 년간 지원 기업 수가 급감했습니다. 예비창업패키지에 지원한 기업 수는 2021년 1530개에서 지난해 930개로 줄어들었고, 초기창업패키지 또한 같은 기간 900개에서 590개로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SKY)와 KAIST와 같은 일부 대학에서는 오히려 창업자 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들 대학의 창업자 수는 총 205명으로, 전년 대비 31.4% 증가했습니다. 이는 전국 대학 창업자 수가 6.6%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특히 KAIST는 53.8%, 고려대는 50.0%, 서울대는 44.1%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딥테크 분야로의 전환과 관련이 깊습니다. 플랫폼이나 콘텐츠 중심의 창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반도체, 로보틱스와 같은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분야로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해당 분야에서 인적 자원과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학들이 창업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 대학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 지방 대학에서 로봇 스타트업을 준비 중인 김 모씨는 “창업에 필요한 조언이나 인력을 구하고 싶지만, 학내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수도권의 창업 프로그램과 네트워크에 참여하기 위해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토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대학의 창업 생태계가 균형 있게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학생 창업은 산업 발전에 꼭 필요한 연습이자 초석”이라며, 다양한 대학이 창업을 통해 산업과 연구에 필요한 역량을 축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참조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9/0005536071?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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