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메탄 기반의 재사용 차세대발사체 개발을 위한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우주항공청은 사업 변경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우려를 극복하고, 국가 주력 발사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22일 우주청은 기획재정부 재정사업평가위원회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결과를 발표하며,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의 계획 변경이 허가됐음을 알렸다.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은 2022년 11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후, 2023년 7월 착수됐다. 그러나 사업의 체계종합기업 선정이 지연되었고, 올해 우주청은 메탄 기반 재사용 발사체로의 사업계획 변경을 추진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기존 계획은 누리호를 통해 확보한 기술을 기반으로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을 적용한 2단형 차세대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이었다.
우주청은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특정평가를 신청했지만 평가 대상이 아니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같은 달 기재부에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심사를 신청한 결과, 우려했던 사업 내용 변경이 허가된 것이다. 우주 업계는 이번 결정에 대해 예상했던 반응을 보였으며, 이는 국가 우주 개발의 최상위 계획인 제4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메탄 기반 재사용 차세대 발사체 개발이 추가된 것과 관련이 있다.
적정성 재검토 과정은 대부분 사업 내용을 변경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닌, 이미 변경된 사업이 절차적으로 정당한지를 따지는 과정으로, 그에 맞는 예산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데 중점을 둔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사업의 방향성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업 변경으로 인해 관련된 달착륙선 개발 및 달 탐사 2단계 사업 등이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 지연으로 일감이 부족했던 기업들은 사업 내용이 확정되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으며, 발사체 관련 중소기업 또한 마지막 발사 일정이 2027년으로 예정되어 있어 일감 부족 문제를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번 결정이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메탄 엔진 기술 개발 사업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받고 있다. 이 사업은 2030년까지 약 491억 원 규모로 추진되며,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과 중복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우주항공학과 교수는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이 중형발사체를 만드는 사업인 반면, 국기연 사업은 소형발사체를 만드는 것이므로 두 사업 간의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적정성 재검토 결과보고서에는 사업 계획 변경 사유는 타당하다고 평가되지만, 여러 우려점이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대표적으로 우려되는 점은 사업 계획 변경 절차가 갑작스러워 충분한 검토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스페이스X의 사례와 비교될 수 있다.
이번 사업의 변경 내용에는 차세대발사체의 재사용성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포함되지 않아, 후속 사업에서 실증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업 종료 후 재사용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질 경우, 후속 사업이 막대한 비용 부담이나 개발 실패 위험을 안게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다단연소사이클이라는 목표를 포기한 부분도 문제로 평가하고 있다.
우주청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지식재산권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한화에어로는 차세대발사체 개발 과정에서의 기술 지식재산권이 항우연에 넘어가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업 계획 변경이 추진되면서 갈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메탄 기반 재사용발사체로 계획이 변경되면, 사업에 참여하고자 하는 다른 기업들의 공정성 논란도 우려되고 있다.
한 우주업계 전문가는 우주청의 기획력과 조정 능력에 대한 지적을 언급하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남은 과제를 해결해 역량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주청 관계자는 사업 변경에 대한 의사 결정이 진행되었으며, 앞으로 사업 진행 시 우려점을 해결할 방안과 구체적인 사업 시행 계획 등이 담긴 변경안을 1월에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체계종합기업과의 연구기관 계약 변경에 대한 법률 검토도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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