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의 공동 창업자 제리 그린필드가 진보적 가치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이유로 모회사 유니레버와의 갈등 속에 회사를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린필드는 1978년 벤 코언과 함께 작은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워온 벤앤제리스를 47년간 이끌어온 인물로, 인종 차별과 환경 문제 등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린필드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정의와 평등, 우리가 공유하는 인간애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벤앤제리스는 권력자들을 화나게 할까 두려워하며 침묵하고 방관해왔다”라고 언급하며, 자신의 사임이 단순한 개인적 선택이 아닌 보다 큰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벤 코언은 X 플랫폼을 통해 그린필드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전하며 그의 유산이 모회사에 의해 침묵당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니레버와 벤앤제리스 간의 갈등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입장을 둘러싸고 수년간 격렬하게 벌어졌다고 보도하였다. 벤앤제리스는 창립 이후부터 인종차별과 환경오염 문제에 대한 비판을 이어왔으며, 2000년에는 유니레버에 회사를 매각하면서도 브랜드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이사회 운영권을 유지했다. 이후 벤앤제리스는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와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 등 여러 사회적 운동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2021년 벤앤제리스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이스라엘 점령지에서 벤앤제리스를 판매하지 않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이후, 모회사인 유니레버와의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다. 유니레버는 이스라엘 점령지에서도 벤앤제리스를 판매하겠다고 밝히며, 이로 인해 벤앤제리스는 독립성을 침해당하고 있으며 팔레스타인 지지를 표명하지 못하도록 검열당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11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린필드의 사직은 단순한 기업 내 갈등을 넘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진보적 가치의 수호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그가 남긴 메시지는 기업이 사회적 이슈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앞으로 벤앤제리스가 이러한 갈등 속에서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그리고 그린필드의 유산이 어떻게 이어질지는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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