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미래를 담은 영국 리테일의 변화

영국의 패션 및 리테일 산업에서 최근 눈에 띄는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대표적인 패션 기업 넥스트가 전통적인 슈즈 브랜드인 러셀앤브롬리를 인수한 사건은 단순한 브랜드 인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번 인수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기보다는 브랜드의 지적재산권(IP) 및 온라인 사업권을 확보하여 자사의 유통 플랫폼으로 통합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영국 내 자본시장에서는 이러한 경향을 두고 유럽 리테일의 무게중심이 점포에서 플랫폼 및 데이터 경쟁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넥스트는 최근 러셀앤브롬리의 브랜드와 IP를 약 380만 파운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 과정에서 넥스트는 브랜드와 일부 주요 매장만 인수하고, 나머지 30여 개의 매장은 운영 중단 또는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러셀앤브롬리는 1873년 설립된 전통적인 슈즈 및 가죽제품 브랜드로, 클래식한 가죽화와 액세서리로 유명하지만 최근의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매장 중심의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브랜드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매장 운영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는 단순히 브랜드 인수로 끝나지 않으며, 유럽 리테일 인수합병(M&A)의 새로운 경향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에는 유통 기업들이 점포 수를 확대하거나 매출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했던 반면, 현재 영국과 유럽에서는 브랜드만 확보하고 매장 고정비를 줄이는 거래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넥스트는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소매업체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외부 브랜드를 인수하여 온라인 및 물류 역량을 결합시키는 사업 모델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넥스트는 이제 단순한 상품 판매 기업이 아닌 브랜드 유통 인프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영국 리테일 시장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거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전통적인 브랜드들이 독자적으로 점포를 유지하기보다는 대형 리테일 플랫폼의 온라인 및 물류 시스템에 통합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유통의 주도권이 제조 및 브랜드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소비 접점과 데이터, 물류 효율성을 장악한 기업들이 리테일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산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미국의 글로벌 브랜드 포트폴리오 기업인 마키브랜즈는 영국의 전통적인 패션 브랜드인 로라 애슐리의 브랜드 IP를 인수하였다. 마키브랜즈는 전통 브랜드의 상표권과 디자인 자산을 확보하여 이를 글로벌 유통 및 라이선싱 네트워크에 통합하고, 상품 기획 및 생산, 판매를 파트너사에 맡기는 방식으로 브랜드 가치를 재활성화하고 있다.

또한, 영국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온바이는 한때 2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했던 가전 소매 브랜드인 코멧의 브랜드 IP와 온라인 사업권을 인수하였다. 현재 온바이는 코멧의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하여 고객 접점 및 상품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고물가와 고금리, 실질 소득 둔화로 인해 소비 여력이 저하된 상황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대형 매장 중심의 모델이 수익성을 유지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임차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커지면서 매출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는 남기고 매장을 줄이면서 유통은 플랫폼이 맡는 새로운 구조가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영국 리테일 산업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유통 방식의 변화가 아닌, 브랜드와 소비자 관계의 재편을 의미한다. 앞으로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브랜드와 플랫폼 간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8/0006210485?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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