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혁신을 위한 새로운 출발이 필요하다

최근 미국의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가 인류 최대 발사체인 ‘스타십’을 성공적으로 발사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발사체는 총 길이 123m, 무게 5000t에 달하며, 발사 순간의 장관은 모든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기체가 공기 저항을 극복하는 ‘맥스큐’ 구간을 무사히 통과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스페이스X 직원들의 환호는 그들의 오랜 노력과 헌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의 순간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찾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마치 긴 터널 속에 갇힌 듯한 상황이다. 최근 몇 년 간 이어진 벤처 투자 열기의 감소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하고 고사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투자 유치를 경험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폐업 건수는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히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7월 기준으로 88건에 이르렀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TIPS 선정 기업 중에서도 다수의 기업이 문을 닫았다. 이는 기술력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냉혹한 시장의 현실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외부 투자를 생명줄로 삼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이 위축되면 기술 고도화와 스케일업 단계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자금이 부족해지면 인재가 이탈하게 되고, 결국 혁신의 흐름이 정체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기업 가치가 떨어진 이후 이를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는 막연한 기대는 오히려 기업에게 ‘희망 고문’이 되고 있다. 산업 생태계가 한 번 무너진 뒤 이를 복구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유망 스타트업의 실패는 국가 전체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켓이 맥스큐 구간을 통과하면 상층 대기로 진입하여 저항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자유비행을 이어간다. 이는 유망 벤처와 스타트업이 한계를 극복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기술 및 산업 혁신을 이끄는 주요 길임을 의미한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내년 모태펀드 출자 규모 확대와 딥테크 및 재도전 펀드의 추가 투입은 다행스러운 변화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험 자본 유입만큼 중요한 것은 일부 기업의 도덕적 일탈을 방지하고, 지원금에 의존하여 살아남는 좀비 기업을 정리하는 일이다. 규제샌드박스의 실적 경쟁이 보여주기식으로 흐르지 않도록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단순히 새로운 기업이 아니라 파괴적 혁신의 실험실이다. 지난 10년간 우리 생활에 스며든 금융 혁신, 유통 혁신, 커뮤니케이션 혁신의 시작은 모두 스타트업에서 비롯되었다. 혁신이 한계를 뚫고 빛을 발하는 순간, 상상은 현실이 되고 인류 문명은 진보한다. 오늘날에도 수많은 스타트업이 발사대 위에 올라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맥스큐 구간을 통과하여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들의 도전이 한국 경제를 다시 일으킬 추진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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