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AI 혁명의 서막 범용 AI가 여는 새로운 시대

2025년 헬스케어이노베이션포럼에서 정규환 성균관대 삼성융합의과학원 교수가 의료 인공지능의 발전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며, 앞으로의 5년이 이전 10년보다 훨씬 더 빠르게 혁신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 교수는 서울 중구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의료 인공지능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하며, 현재 우리는 특정 질환에 특화된 AI에서 모든 의료 데이터를 포괄하는 ‘범용 AI’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변화는 의료 AI가 더 이상 연구실의 기술이 아닌, 환자와 일반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현실로 자리 잡았음을 뜻한다.

정 교수가 강조한 점은 의료 AI의 대중화가 시작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알고리즘, 데이터, 그리고 연산 자원이 함께 발전하면서 실제 의료 현장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의료 AI의 시작을 구글이 당뇨망막병증 진단 AI를 발표했던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에는 ‘의사가 대체될 것인가’라는 우려가 많았던 시점이었음을 회상했다. 그러나 현재 AI는 병원의 필수 도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영상의학, 병리, 피부과는 물론 내과와 외과 등 거의 모든 임상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AI 기술의 발전은 의료기기 시장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에는 MRI와 CT와 같은 금속제 장비가 의료기기의 전형으로 여겨졌다면, 지금은 소프트웨어가 의료기기로 인정받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 교수는 ‘소프트웨어가 의료기기 역할을 하는 시대’를 설명하며, 한국이 이 분야의 제도 정비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7년에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세계 최초로 AI 의료기기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였고, 현재까지 약 400건의 AI 의료기기가 허가를 받았다. 그는 미국 시장 규모가 20배 더 크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이러한 속도는 매우 인상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료 AI 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여러 장벽도 존재한다. 정 교수는 AI 의료기기가 병원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보험 수가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AI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또한, 정 교수는 생성형 AI의 등장이 의료 AI에 미친 영향을 설명하며, 과거에는 AI가 특정 질환에 특화되어 있었던 반면, 현재는 하나의 모델이 다양한 질환과 영상을 동시에 학습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간 영상을 분할해 줘’라고 요청하면 CT든 MRI든 자동으로 구분하여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이는 의료영상 분야에서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정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의료기기가 FDA 허가를 받은 사례를 언급하며, 연구와 개발 방식이 변화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제는 하나의 범용 모델을 만들고, 이를 다양한 질환에 맞게 세부 조정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형 언어모델(LLM) 기반의 의료 AI도 병원 내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으며, 실제로 수술 동의서를 중학생 수준의 언어로 변환하거나 퇴원 안내문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는 환자의 이해를 돕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 교수는 현재 언어 모델과 영상 모델이 결합하는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진단하며, AI가 사진, 영상, 문장을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AI가 의료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가 가장 보수적인 분야 중 하나지만, 지금은 기술이 가장 빠르게 실현되고 있는 분야가 되었다고 강조하며 앞으로 5년 동안의 발전 속도가 지금까지의 10년보다 훨씬 더 빠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1120741?sid=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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