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타트업 M&A 시장의 급부상과 그 배경

최근 일본의 스타트업들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거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TSE)가 시가총액이 낮은 상장기업에 대한 상장 폐지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된 변화의 한 단면입니다. TSE는 앞으로 시가총액이 100억 엔 이하인 기업의 상장을 폐지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일본 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TSE 성장 시장에 상장된 600여 개 기업 중 60% 이상이 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규제 변화는 스타트업들이 IPO(기업공개)보다는 M&A를 통해 자본 회수를 고려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2024년 일본 스타트업 M&A 건수는 199건으로, 4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도 M&A 건수는 92건에 달하며, 같은 기간 동안 IPO는 단 21건에 그쳤습니다. 이는 일본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IPO의 불확실성을 인식하고, 보다 안정적이고 확실한 회수 방안으로 M&A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가케하시의 공동 창업자 나카가와 다카시는 “IPO가 반드시 성공적인 결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며 M&A를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과거 상장사 대표가 사회적 지위와 신용을 상징하던 일본 기업 문화에서의 변화임을 시사합니다. 이제 일본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더 이상 상장을 성장의 목표로 삼지 않고, M&A를 통해 사업의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일본의 M&A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해외 벤처 캐피탈(VC)들도 일본 시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습니다. MUFG 이노베이션 파트너스의 최고 투자 책임자 다카시 사노는 “유망한 창업자들의 등장과 규제 변화가 맞물리면서 일본 스타트업이 해외 투자자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 대기업들도 스타트업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케하시는 올해 6월 골드만삭스의 주도로 97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투자를 유치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한국의 벤처시장도 이러한 변화에서 배울 점이 많습니다. 최근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국내 M&A 시장의 규모가 2023년 2조5000억 원으로, 과거 벤처 투자 활황기인 2021년의 18조 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중견기업 대상 M&A 인센티브 확대와 같은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의 성공적인 회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도 활성화될 것이며, 일본과 같은 M&A 활성화의 모범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변화는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의 성장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한국 역시 이를 통해 자본 회수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일본의 스타트업 M&A 시장의 급부상은 단순한 현상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267961?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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