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시장의 진화 한국의 리커머스 붐

한국의 중고 시장은 과거 소비자 간의 거래 중심으로 운영되었으나, 현재는 기업 주도의 상업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중고 시장 규모는 43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불과 4년 만에 거의 두 배로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성장 배경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이 중고 제품을 찾거나 사용했던 의류를 재판매하여 비용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있다.

전통적인 소비자 간 거래 시장과 달리, 새로운 기업들은 ‘리커머스’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리커머스는 중고 제품을 구매하여 재판매하는 사업으로, 편리함과 경제성을 동시에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국내 최대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무신사 중고’ 서비스를 런칭하여, 수거, 세탁, 촬영, 가격 책정 및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일괄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출시 이후 단 2주 만에 10,000명 이상의 판매자를 유치하고 34,000개 이상의 의류 가방을 배송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초기 성과가 플랫폼의 전방위적인 편리함 덕분이라며, 해외 바이어를 겨냥한 확장이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수출 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LF Corp.도 비슷한 맥락에서 ‘L RE:Market’라는 중고 거래 플랫폼을 출시해, 고객이 중고 의류를 매장 크레딧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른 주요 기업들도 자사의 생태계를 활용하여 중고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의 Kream은 한정판 상품에 집중하던 초기 모델에서 벗어나 빈티지 섹션을 새롭게 브랜드화하고 고급 중고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쿠팡은 럭셔리 전자상거래 부문인 R.Lux를 통해 중고 시장에 진입하며, 온라인 럭셔리 기업 Farfetch의 인증된 중고 품목을 제공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선도적인 중고 플랫폼들은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해외로도 발을 넓히고 있다. Joonggonara는 오랜 기간 소비자 간 거래에 집중하던 방식을 탈피해, 올해 4월 비즈니스-소비자 중고 시장으로 진출하였다. 전문 판매자를 위한 지원 센터를 통해 주문 및 배송 관리 도구와 실시간 정산 서비스를 제공한다. 가장 빠른 변화를 겪고 있는 것은 당근마켓이 운영하는 Karrot이다. 4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Karrot은 부동산 목록 제공부터 수수료 없는 음식 배달 서비스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실험하고 있으며, 캐나다를 포함한 4개국에 디지털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시장에 특화된 기능을 도입해 인공지능 도구로 판매자가 목록을 작성하고 가격을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Karrot의 외국 시장 진출은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지난해 단독 기준으로 1891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해외 자회사를 포함한 통합 기준에서는 운영 이익이 크게 감소한 25억 원에 그쳤다. Bungaejangter는 Harumio와 Bringko와 같은 크로스보더 플랫폼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가 200만을 넘었다. 이러한 성장은 K팝 관련 상품이 주도하고 있으며, 글로벌 거래량은 전년 대비 333% 증가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글로벌 크로스보더 직거래가 증가함에 따라 정책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고 거래에 대한 부가가치세 공제 시스템을 확대하여 K-리커머스 제품이 해외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국의 중고 시장은 기업 주도의 리커머스 모델을 통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이 기대된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4/0000275286?sid=104


코멘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