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자력 기술이 한 단계 진화하며, 중수로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을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기술이 기업에 이전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최근 ㈜선광티앤에스와 체결한 기술실시계약을 통해 방사성 폐기물에서 고가의 동위원소인 탄소-14(C-14)를 회수하는 혁신적인 기술을 이전한 것이다. 이 기술은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에서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의 자원화를 가능하게 하며, 업사이클링 방식의 사업화에 있어 세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된다.
전통적으로 중수로에서 발생하는 폐수지는 C-14를 포함한 여러 방사성 핵종을 포함하고 있어 중준위 방사성폐기물로 분류되어왔다. 현재 월성원전에는 약 400톤의 폐기물이 보관 중이며, 경주처분장으로의 처분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장기 보관의 문제도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박환서 박사 연구팀은 혁신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이들은 마이크로파를 활용해 화학물질이나 산을 사용하지 않고도 C-14를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탈착하여 고농도로 회수하는 원천기술을 확보한 것이다.
이번 기술 개발로 인해 중준위 방사성폐기물의 방사능을 약 1/100 이하로 저감할 수 있으며, 이는 저준위화로 이어진다. 또한, 고가의 동위원소인 C-14는 약 100배 이상의 고농도로 회수될 수 있어, 이로 인해 약 1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해 11월 월성원전에서 진행된 상용규모 실증을 통해 입증되었으며, 이 실증은 세계 최초의 사례로 주목받았다. 관련 특허는 이미 국내에 등록되었고, 최근에는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특허 출원과 등록이 완료되어 기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주고 있다.
기술을 이전받은 ㈜선광티앤에스는 방사선 관리와 폐기물 처리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으로, 2015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협력하여 중수로 폐수지 처리기술 개발에 힘써왔다. 이번 기술 이전을 통해 선광티앤에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기술용역을 수주하며 사업화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고 있다. 노광준 대표는 방사성폐기물 처리 분야에서 국내 사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술 이전을 넘어, 방사성폐기물의 유효 활용과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성과는 대한민국의 원자력 기술이 국제 사회에서도 주목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방사성폐기물 문제 해결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같은 기술 개발은 지속 가능한 에너지 관리와 환경 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는 길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고 있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446878?sid=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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