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억만장자이자 텔레그램의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파벨 두로프가 자신의 생물학적 자녀들에게 유산을 동등하게 상속하겠다고 선언한 사실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두로프는 최근 자신의 정자를 기증하여 100명 이상의 자녀를 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와 같은 광범위한 정자 기증이 생식 윤리와 기술의 경계를 넓히려는 시도로 해석되고 있다.
두로프는 2010년부터 정자 기증을 시작해 현재 최소 12개국에 100명이 넘는 자녀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정자 기증을 중단했으나, 모스크바의 한 난임병원에 그의 냉동 정자가 보관되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러한 결정은 그가 지난해 프랑스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명확히 한 생물학적 자녀들에게 유산을 동등하게 상속하겠다는 의지와 맞물려 있다. 두로프는 최근 미국 과학자 렉스 프리드먼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자신의 DNA를 통해 생물학적 자녀들이 자신과의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30년 후 자신의 유산을 받을 자격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DNA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여 자녀들이 서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이러한 접근 방식이 생물학적 자녀들 간의 연결을 더욱 쉽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재산은 포브스에 따르면 170억 달러(약 25조 원)로 추산되며, 이는 대부분 텔레그램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두로프의 정자 기증은 단순한 개인적 선택을 넘어, 생식 윤리와 기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려는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정자가 보관된 난임 병원은 두로프의 정자를 사용한 체외 수정(IVF)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통해 그의 이름을 활용하고 있다. 병원에서 일했던 한 의사는 두로프의 정자를 받기 위해 찾아온 여성들이 뛰어난 외모와 건강을 갖춘 사람들이었다고 전하며, 이들이 특정 유형의 남성을 선호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는 두로프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집단에 속하는 사람으로서, 이들이 자녀를 가질 때 원하는 특성을 추구한다는 점을 드러내는 사례로 볼 수 있다.
두로프는 자신의 정자 기증을 건강한 정자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다른 남성들도 같은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한 노력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서구 문명 일부의 쇠퇴를 염려하는 더 넓은 세계관과 연결되어 있으며, 그가 SNS에서 언급한 ‘어둡고 디스토피아적인 세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는 세상이 도덕적, 지적, 경제적, 그리고 생물학적 자멸의 길로 접어든다고 경고하며,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두로프의 행보는 생식 윤리와 기술의 경계를 허물며, 새로운 형태의 가족관계와 부모의 책임을 정의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그의 유산 상속 계획은 단순한 재산 분배를 넘어, 생물학적 유대와 정체성의 문제를 깊이 탐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앞으로 두로프가 제시한 방식이 실제로 어떻게 실현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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