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은 소자본 창업을 강조하며, 자영업자들에게 대출을 강요하는 구조로 인해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학회에 따르면, 한국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의 평균 존속 기간은 5.7년으로, 이는 ‘프랜차이즈 강국’으로 알려진 미국의 47.5년과 비교할 때 현저히 짧다. 이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음을 의미한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본사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지 못한 채, 가맹점의 확장과 그에 따른 각종 수수료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를 지니고 있다. 전국에 36만5014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본사 수 8802개의 40배가 넘는 수치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의 평균 가맹점 수가 다른 국가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평균적으로 1개의 프랜차이즈 브랜드에 29.5개의 가맹점이 존재하는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207.8개, 196.7개에 이른다. 이는 대다수 한국 프랜차이즈가 자본력이 부족하여 영세한 기업들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의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브랜드의 실패 원인은 본사가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수수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본사는 가맹비와 로열티 외에도 교육비, 차액가맹금, 광고 분담금 등 다양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관행이 자리 잡고 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직영점 비율이 높고, 가맹점의 이익을 지원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미국의 프랜차이즈, 예를 들어 맥도널드와 같은 브랜드는 매출의 4~8%를 로열티로 요구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로열티 제로’를 내세우는 프랜차이즈들이 많다. 이는 가맹점 계약 시에 이미 많은 수수료 항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칙필레’는 가맹점으로부터 매출의 15%를 로열티로 가져가지만, 가맹점주와의 관계를 중요시하며 협력적인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프랜차이즈 본사는 가맹점에 재료나 장비를 강요하지 않고, 가맹점주들이 협동조합을 통해 공동 구매를 하여 이익을 극대화한다. 이러한 시스템은 1990년대 원자재 가격 폭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였으며, 가맹점들은 본사의 납품의존도에서 벗어나 자생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프랜차이즈 본사가 납품업체를 임의로 지정하는 것을 규제하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 있다. 일본 공정위는 본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특정 업체와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경우를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간주하고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는 가맹점주가 자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건전성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점들은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이 개선해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과도한 수수료와 대출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가맹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운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 프랜차이즈 산업도 미국과 일본처럼 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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