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이오의 혁신적 도약 새로운 스타트업 발굴의 장이 열린다

2024년 8월, 한국 바이오 산업에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다. 유한양행이 자사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가 글로벌 제약사 얀센과의 협업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음으로써, 한국의 바이오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 신약은 기존의 폐암 치료제보다 질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현저히 줄이는 성과를 거두며, 한국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밝히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는 유한양행과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제노스코 간의 협력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이는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

한국은 이제 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에서 10위권에 진입하며,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바이오 창업 붐은 2010년대 중반부터 더욱 활기를 띠며, 현재 한국은 신약 개발 국가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강충길 올릭스 사장은 이러한 흐름을 실력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들의 잇따른 기술 수출 성과로 설명하며, 한국 바이오 산업의 급성장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은 여전히 투자와 연구개발의 지속적인 지원이 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 유원규 에이비엘바이오 부사장은 신약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바이오 산업의 특성상 긴 호흡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신약이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평균 10~15년이 걸리며, 성공 확률은 10%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은 보수적인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며, 김명기 LSK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창업 3년 미만의 신생 기업보다는 기존의 안정된 기업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오픈이노베이션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기술력은 뛰어나지만 임상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과 대·중견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유한양행과 제노스코의 성공적인 협업 사례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어떻게 바이오 산업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김명기 대표는 최근 투자받은 바이오 기업 모두가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갖추었다고 강조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단언했다.

오픈이노베이션의 장점은 대·중견기업과 스타트업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이다. 이태규 스케일업파트너스 대표는 대·중견기업이 초기 벤처 기업을 통해 혁신적인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반대로 스타트업은 기술 사업화의 기회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리가켐바이오와 얀센의 협업 사례처럼, 대기업이 스타트업의 기술을 활용하여 임상 개발 및 상업화에 나서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 또한 이러한 바이오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K-바이오 의약산업 대도약 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바이오 의약품 수출을 두 배로 늘리고, 블록버스터 신약을 창출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 요건을 완화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위한 정부 펀드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바이오벤처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바이오허브와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IMCo)은 ‘2025 바이오 오픈이노베이션 체인’을 출범시켜 참여할 바이오 스타트업을 모집하고 있다. 대·중견기업들과 투자사들이 함께 참여하여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바이오 스타트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공동 연구 및 지분 투자 등의 성과를 내며, 올해 출범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체인’은 이 혁신 플랫폼을 기반으로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대·중견기업들은 기술력 있는 바이오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올릭스는 항노화와 관련된 연구를 진행 중이며, 에이비엘바이오는 암 및 면역 질환 치료를 위한 저분자 및 ADC 기술을 가진 바이오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희망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한국 바이오 산업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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