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의 인수를 위한 배수진을 쳤다. 최근 이지스운용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계 사모펀드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되자, 흥국생명은 이 결정에 강력 반발하며 불공정 선정 주장과 함께 입찰 관련자들에 대한 경찰 고소를 단행했다. 이 사건은 입찰가 유출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으며, 이지스운용의 매각 과정에 새로운 복잡성을 더하고 있다.
흥국생명은 최대 주주와 주주 대표 및 공동 매각 주간사인 모간스탠리의 관계자들을 공정 입찰 방해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프로그레시브 딜’ 방식을 통해 입찰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기로 공모했으나, 표면적으로는 그러지 않는 것처럼 행동했다는 것이 흥국생명의 주장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흥국생명은 공정한 입찰 기회를 상실했으며, 이로 인해 상당한 불이익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힐하우스는 본입찰 이후 인수 가격을 수정 제시하며,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인 프로그레시브 딜을 통해 인수가를 올렸다. 반면, 흥국생명은 본입찰에서 최고가인 약 1조500억원을 제시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 발표가 27일 지연되는 동안 입찰가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이지스운용에 위탁한 자금을 전액 회수하기로 결정하며, 이지스운용의 매각이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중국계 사모펀드가 이지스운용의 경영권을 소유하게 될 경우, 국내 금융 및 부동산 정책과의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민감한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힐하우스가 이지스운용을 인수할 경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 기반을 강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동시에 사업 안정성이 약화될 가능성도 경고했다. 단기적으로는 최대 주주가 변경되더라도 사업 안정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기반 강화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힐하우스는 앞으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 심사를 통과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재무 건전성, 사회적 신용 및 자금 조달 방식의 투명성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심사는 공적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만큼 까다로운 절차가 예상된다.
한신평은 자산운용사의 경영권 변동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통해 불확실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주 간 계약 조건 및 금융당국의 심사 결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복잡한 상황 속에서 흥국생명과 이지스운용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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