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어둠 속 은행가 심현섭과 글로벌 자금세탁의 실체

북한 김정은 정권이 국제 사회의 제재를 우회하고 불법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이용한 자금 세탁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심현섭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심현섭이 미 연방수사국(FBI)이 제시한 700만 달러의 현상금 대상임을 보도하며, 그의 음모가 어떻게 국제 금융 시스템을 교란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다루었다.

심현섭은 북한 대외무역은행 계열사의 대표로 해외에서 활동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일가를 위한 자금을 세탁하는 주요 임무를 맡아왔다. 이 과정에서는 러시아, 중국, 아프리카 등지에서 활동하는 북한 노동자들과 해커들이 벌어들이는 수억 달러의 불법 자금이 사용된다. 이러한 자금들은 심현섭과 같은 은행가들을 통해 미국의 금융 규제를 피하며 현금으로 전환된다.

그의 자금 세탁 방식은 매우 정교하다. 심현섭은 암호화폐를 현금으로 바꾸기 위해 아랍과 중국의 브로커들을 활용하는데, 이들은 심현섭의 위장회사 계좌로 자금을 이체하여 북한과의 연결 고리를 완벽히 차단한다. 심현섭은 이 자금들을 북한으로 송금하는 대신, 직접 김정은 정권을 위한 사치품이나 무기를 구매하는 데 사용한다. 예를 들어, 그는 2019년에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헬기를 구매하는 데 30만 달러를 세탁하여 북한으로 송금한 바 있다.

심현섭은 또한 북한의 또 다른 외화벌이 수단인 ‘가짜 담배’의 제조 및 밀매에도 깊게 관여하고 있다. 북한은 유명 브랜드 담배를 모방하여 가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심현섭은 이를 위해 필요한 담뱃잎을 위장회사를 통해 조달하여 북한으로 밀반입하고 있다. 이러한 거래 역시 시티은행, JP모건, 웰스파고와 같은 대형 은행을 통해 이루어진다.

심현섭의 행적은 유엔과 미국의 제재 대상자로 등록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으며, 그는 2022년 UAE에서 추방된 이후 중국 단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그를 체포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WSJ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심현섭의 활동에 대해 알지 못하며,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이다.

이번 사건은 북한의 불법 자금 조달 방식이 얼마나 국제 금융 시스템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심현섭과 같은 인물들이 존재하는 한, 북한의 자금 세탁 및 불법 거래는 계속해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국제 사회는 북한의 불법 활동을 차단하기 위한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심현섭의 사례는 단순히 북한의 문제를 넘어, 글로벌 자금 세탁망의 복잡성과 그에 대한 국제 사회의 대응 부족을 드러내는 중요한 경고가 되고 있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229258?sid=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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