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에서 내린 판결이 대한민국의 지적재산권 및 세금 체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국내에서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이라 하더라도, 해당 기술이 국내에서 실질적으로 사용될 경우 원천 소득으로 간주되어 과세의 대상이 된다고 결정했다. 이는 LG전자가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비롯된 판결로,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LG전자는 미국의 AMD와의 특허권 상호 사용을 위한 화해 계약을 체결하고, 2017년 10월에 AMD에 대한 특허권 사용료로 9700만 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LG전자는 영등포세무서에 원천징수분 법인세 164억2000만 원을 납부하였다. 법인세법에 따르면, 외국 법인이 국내에서 소득을 발생시킬 경우 우리나라의 과세당국에 법인세를 납부해야 하며, 한국 기업이 외국 법인에 대금을 지급하면서 세금만큼을 미리 떼어 국가에 대신 내는 원천징수 방식이 적용된다.
이후 LG전자는 한미 조세협약에 따라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는 원천징수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법인세 환급을 요구하는 청구를 했다. 그러나 영등포세무서의 거부로 인해 LG전자는 2019년 4월 행정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다. 1심과 2심은 LG전자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법원은 국내에 등록되지 않은 특허권에 대한 사용 대가는 국내에서 제조 및 판매 등으로 실질적으로 사용되었는지와 관계없이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뒤집고, 특허 기술이 국내에서 제조 및 판매 등에 실질적으로 사용된 경우 그에 대한 대가는 한미조세협약 및 구 법인세법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으로 간주된다고 판시하였다. 이는 최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한미 조세협약상의 ‘재산 사용료’ 조항에 대해 새롭게 정립한 법리를 적용한 결과이다. 한미 조세협약에서는 재산의 사용료가 해당 재산이 실제로 사용되는 국가에서만 원천소득으로 간주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한미 조세협약에서 ‘특허의 사용’이라는 개념이 특허권 자체가 아닌 해당 특허 기술의 사용을 의미한다고 보았으며, 국내 미등록 특허권이 국내에서 사용된 경우를 상정할 수 있는 문맥을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한미 조세협약 상의 ‘특허의 사용’이라는 용어를 국내 법인세법에 따라 ‘해당 특허의 특허기술 등을 제조 및 판매 등에 실질적으로 사용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대법원은 원심이 미등록 특허권에 대한 사용료라는 이유로 특허 기술이 국내에서 제조 및 판매 등에 실질적으로 사용되었는지를 검토하지 않고, 곧바로 국내원천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을 지적하며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은 향후 국내 기업들이 해외 특허를 이용할 때 과세 문제에 있어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사례는 국내에서 미등록 특허권을 활용하는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로 인해 기업들이 세금 문제를 보다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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