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중년들이 퇴직 후 새로운 도전을 위해 창업의 길을 선택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성공적인 사업을 이끌어가는 것은 매우 보람찬 일이지만, 예상치 못한 법적 문제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특히 상표권과 관련된 분쟁은 창업자들에게 큰 스트레스를 안겨줄 수 있습니다. 최근 ‘여백공방’을 운영하는 한 창업자의 사례를 통해 상표권 분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대응 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58세의 J씨는 32년간 다닌 회사를 퇴직한 후, 퇴직금으로 직접 만든 공예품을 판매하는 공방을 열었습니다. 그의 상호는 아내와의 많은 고민 끝에 정성스럽게 지은 ‘여백공방’입니다. J씨의 솜씨는 입소문을 타며 단골 고객이 늘어났고, 온라인 판매까지 시작하면서 매출도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전 법무법인으로부터 상표권 침해 내용증명을 받게 되었고, 이로 인해 큰 혼란에 빠졌습니다. 자신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상호가 누군가에 의해 등록되었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습니다.
상표권 침해 경고장을 받을 경우 많은 창업자들은 당황해 즉각적으로 간판을 내리거나 합의서에 서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증명은 법원의 판결이 아니며, 상대방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통지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급하게 반응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상표권의 기본 원칙을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상표권은 먼저 사용한 사람이 아니라, 상표 등록을 먼저 신청한 사람에게 우선권이 주어지는 법적 원칙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업자 등록이 상표권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J씨와 같은 상황에서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상대방의 상표권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식재산처에서 제공하는 무료 검색 사이트 ‘키프리스(KIPRIS)’를 통해 상표 등록 번호를 입력하여 해당 상표가 실제로 등록되었는지, 등록된 분야가 어떤 것인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상대방의 상표가 J씨의 공방과 관련이 없다면, 이는 상표권 침해가 아닐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선사용권의 인정 여부를 따지는 것입니다. 상표법 제99조에 따르면, 타인의 출원 전에 부정한 목적 없이 해당 상호를 사용해온 경우, 상대가 뒤늦게 등록하더라도 기존 영업을 계속할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J씨는 7년간 ‘여백공방’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해왔으므로,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모아야 합니다. 영수증, 매출 자료, 전단지, SNS 게시물, 단골들의 후기 등 다양한 자료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상대방의 상표권을 문제 삼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상표가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 국가에 해당 상표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를 통해 상대의 상표권을 무효화할 수 있습니다.
분쟁이 정리된 이후에는 상표권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키프리스’ 사이트를 통해 비슷한 이름이나 상표가 존재하는지 미리 확인하고, 문제가 없다면 즉시 상표 등록을 신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J씨처럼 앞으로의 사업 확장을 고려하여 다양한 상품군에 걸쳐 넓은 범위의 상표를 등록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상표 출원 후에는 1차 심사 결과를 받기까지 보통 1년에서 1년 반이 소요되므로, 서둘러야 할 경우에는 ‘우선심사’ 제도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를 통해 심사 순서를 앞당겨 빠르게 결과를 받을 수 있습니다.
J씨의 ‘여백공방’은 단순한 간판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30년 이상 근무한 직장에서의 경험과 퇴직금을 투자하여 아내와 함께 고민해 만든 이름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손끝에서 탄생한 솜씨는 그 자체로 소중한 자산이며, 이제 그 솜씨에 부여된 이름 또한 그가 소유해야 할 권리입니다. 상표권은 사업의 미래를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당면한 내용증명은 위기가 아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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