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투자의 함정 한국 토큰증권 시장의 미래는

한국의 조각투자 시장이 마치 손님도, 상품도 없이 거래소만 늘어가는 형국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조각투자는 미술품, 부동산, 한우, 선박 등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자산을 소액으로 나누어 투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금융상품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조각투자 시장은 심각한 정체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올해 말부터 NXT컨소시엄과 KDX컨소시엄이 장외거래소를 준비하고, 한국거래소는 11월에 조각투자를 다루는 장내 신종증권시장을 열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조각투자 발행 건수는 지난해 50건에서 올해 14건으로 급감하였고, 발행액 또한 48억원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상품과 수요가 부족한 상황에서 세 개의 거래소가 예정되어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미 부족한 유동성이 더욱 분산될 것이라는 지적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됩니다. 왜 한국에서는 조각투자에 대한 논의가 이토록 집중되고 있을까요? 조각투자 활성화라는 목표에 갇혀 있다면, 미래 금융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토큰증권 활용에서 뒤처질 수 있습니다. 내년 2월부터 시행되는 토큰증권 제도는 조각투자 외의 다양한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시장 준비는 여전히 조각투자와 같은 신종증권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토큰증권은 단순히 자산을 쪼개어 판매하는 기술에 그치지 않습니다. 주식, 채권, 펀드와 같은 다양한 금융상품도 토큰 형태로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토큰화는 복잡한 중간 절차와 결제 시간을 줄여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고, 발행사에게는 국경을 초월한 더 넓은 투자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이미 토큰화의 실험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토큰화된 채권의 누적 발행액은 이미 80억 달러를 초과했으며, 코인베이스와 크라켄과 같은 주요 거래소는 실제 상장 주식과 연동되는 토큰 실험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조각투자의 활성화는 물론 의미가 있지만, 작은 시장에 지나치게 정책과 인프라가 집중된다면 더 큰 시장을 놓치고 글로벌 표준 선점 경쟁에서도 뒤처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조각투자 시장일까요 아니면 미래의 토큰화 자본시장일까요? 방향을 잘못 잡게 되면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만드는 대신, 조각투자라는 작은 시장만을 ‘조각’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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