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혁신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벤처스튜디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벤처투자는 전통적으로 이미 설립된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아왔다. 창업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팀을 구성한 뒤, 액셀러레이터나 벤처캐피털의 평가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벤처스튜디오라는 새로운 모델이 각광받고 있다. 이 모델은 단순히 투자에 그치지 않고, 창업의 초기 단계부터 직접 개입하여 스타트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포함한다. 벤처스튜디오는 아이디어 발굴, 시장 검증, 창업자 영입, 법인 설립, 제품 개발, 채용, 초기 투자 등 다양한 과정을 통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미국의 아이디어랩이나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이 그 좋은 예이다.

벤처스튜디오의 가장 큰 장점은 창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체계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딥테크 분야에서는 단순히 좋은 기술이 있다고 해서 성공적인 기업이 탄생하지 않는다. 기술의 사업화 방향을 정하고,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며, 적합한 창업자와 핵심 인력을 모으고 초기 고객 및 후속 투자자를 확보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벤처스튜디오는 이러한 기능을 하나의 조직에 집중하여 다수의 기업에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을 지닌다.

하지만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발전에는 여전히 법적 제약이 존재한다. 현행 창업기획자에 대한 규제는 외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를 전제로 마련되어 있다. 경영권 남용이나 계열사 지원을 방지하기 위한 규정은 창업기획자가 직접 선발한 초기 창업기업에만 경영지배 목적 투자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그러나 최근 벤처투자법 시행령의 개정으로 인해 이러한 규제가 완화되었다. 이전에는 창업기획자가 초기 창업기업에 경영지배 목적 투자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제한적이었으나, 이제는 보다 유연한 접근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창업기획자는 등록 후 5년 이상이 지나도 전체 투자금액의 40% 이상을 초기 창업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창업법에서는 기존 법인과 그 임원이 신설회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 50%를 초과하여 보유하는 경우 이를 ‘창업’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는 벤처스튜디오가 신설회사에 많은 자금과 인력, 위험을 부담해야 할수록 의무투자 비율을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한다.

한국은 우수한 인재와 기술, 제조 인프라, 벤처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이미 만들어진 스타트업을 잘 선별할 수 있는 능력 뿐만 아니라, 좋은 기술과 인력을 결합하여 지속적으로 기업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이다. 정책 또한 좋은 스타트업을 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스타트업이 창출될 수 있도록 제도를 확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벤처스튜디오는 이러한 두 가지 요소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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