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킹의 그림자 가상자산 시장을 위협하다

지난달 29일, 세계 최대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발생한 대규모 해킹 사건이 전 세계 가상자산 커뮤니티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불과 20여 분 만에 63억 달러, 즉 약 8조4000억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다양한 가상화폐가 탈취된 이번 사건은 미국 연방수사국(FBI)에게 북한의 해킹 조직이 배후에 있다는 충격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북한의 해킹 기술은 이제 세계 1위 거래소의 방어를 뚫고, 북한 국민총소득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거액을 빼앗아 갈 정도로 위협적이 되었다.

FBI는 이번 해킹의 주체로 북한의 해킹 그룹인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를 지목했다. 이들은 지난해 15억 달러의 피해를 유발한 바이비트 해킹 사건과 같은 여러 해킹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낸스는 이들 해킹 조직의 공격에 무방비 상태였으며, 보안팀이 해킹을 인지한 지 채 20분이 지나지 않아 거액의 가상자산이 무단으로 유출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낸스의 임원진들은 이 상황을 지켜보며 극심한 공포에 휩싸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낸스 측은 해킹이 엔지니어의 노트북을 통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보안 시스템의 취약성을 시사했다.

북한은 과거 1990년대 위조지폐와 2000년대 마약 밀매를 통해 외화를 획득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사이버 해킹을 통해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금 이전이 용이하고 돈세탁이 어렵다는 특징 때문에 가상자산 해킹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는 전 세계 피해액의 약 60%에 달한다는 분석 마저 나오고 있다. 이는 북한 해커들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을 타겟으로 삼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 규모는 전 세계 현물 거래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거래소들도 북한 해커의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졌다. 현행법상 거래소는 고객 가상자산의 80% 이상을 인터넷과 분리된 ‘콜드월렛’에 보관해야 하지만, 바이낸스와 같은 인터넷에 연결된 ‘핫월렛’ 시스템은 해킹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실제로 지난달 프라뱅과 빗썸에서도 해킹 피해가 발생했으며, 가상자산 거래소의 보안 점검 기준이 지난해 말에야 마련된 점은 우려를 더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 기준에 따라 종합 보안 점검을 받은 사업자는 없는 상황이다.

최근 북한의 IP로부터 국내 금융 시스템에 대한 440만 건의 무단 접속 시도가 확인되면서 북한의 해킹 가능성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북한 해킹 조직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빠르게 습득하여 고도의 해킹 능력을 갖추게 되었음을 경고했다. 이러한 AI 기술로 무장한 북한 해킹 조직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이 한국에 있는지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결국, 가상자산 시장의 보안은 국가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거래소의 보안 점검을 강화하고 해킹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북한의 해킹 위협이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이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759224?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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