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전통주, 특히 ‘천비향 약주’가 2025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면서 K-술의 가능성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경기도의 좋은술이 제조한 천비향 약주는 국산 쌀과 자가누룩, 직접 재배한 밀을 사용하여 진정한 한국의 맛과 정체성을 담아내고 있다. 이예령 좋은술 대표는 전통주에 대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고급 주류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값싼 술이라는 편견을 깨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는 전통 주류가 귀한 손님을 대접하는 술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먼저 가격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재 한국에서 비싼 와인이나 고급 위스키가 대접받는 반면, 전통주는 여전히 저렴하고 쉽게 마시는 술로 치부되고 있다. 그는 외국에서는 자국의 술로 손님을 대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하며, 한국에서도 우리술에 대한 자부심과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좋은술은 2013년 설립 이후로 삼양주와 오양주 복원 작업에 힘쓰고 있으며, 초기에는 시판 누룩을 이용했지만 맛의 일관성을 위해 자가누룩을 개발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밀 품종별 실험과 발효 과정을 연구하여 현재의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이 대표는 지역성과 개성을 담아내기 위해 자가누룩을 선택한 것이며, 이는 효율적인 생산보다는 정체성을 지키는 길로서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K-술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문화적 토양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재는 전통주에 대한 잔 문화나 음료와 음식의 페어링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 이 대표는 ‘막걸리잔 하나로 모든 술을 마시는 시대는 지났다’며, 약주와 탁주, 증류주에 맞는 잔을 사용하고 음식과의 조화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코로나19 이후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많은 양조장이 생겨나고 혁신적인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품평회 수상자에게 국제 행사에서 건배주 기회를 제공하면 전통주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이러한 전통주를 알리는 창구가 박람회나 품평회와 같은 전문 행사에 국한되어 있어, 일상 속에서 소비자와 가까워질 수 있는 축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통주도 지역 축제나 도심 페스티벌 등 일상적인 무대가 마련되어야 소비자들의 취향을 넓히고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 그는 맥주 축제가 대규모로 열리는 것과 같은 기회를 전통주에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K-푸드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K-술로 확산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이러한 노력들은 한국의 전통주가 세계 무대에서 더욱 인정받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며, K-술의 고급화와 대중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전통주가 단순한 음료를 넘어 한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담은 귀한 술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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