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평균 수명이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다. 2027년에는 기업의 평균 수명이 12년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1958년 기준으로 기업의 평균 수명이 61년에서 49년이나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대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혁신을 주도하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기업 벤처링(Corporate Venturing)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다. 기업 벤처링이란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과 육성을 통해 혁신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기존 기업의 자원과 스타트업의 민첩한 시장 대응력을 결합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식을 말한다.
6일 벤처 및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들은 발 빠르게 기업 벤처링을 통해 스타트업과의 윈-윈 관계를 구축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네이버는 2015년에 설립한 D2스마트팩토리(SF)를 통해 초기 기술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있으며, 기술적 접점을 가진 기업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D2SF를 통해 지난 6년간 70여 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카카오는 인수합병을 통해 스타트업을 흡수하여 기존 사업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최근 라이브커머스 스타트업인 그립을 인수함으로써 e커머스 시장에서 1위인 네이버를 추격하고 있으며, 지난 4월에는 패션 플랫폼인 지그재그를 인수하여 카카오스타일을 출범시켰다. 카카오는 카카오벤처스 및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협력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2012년 12월부터 도입하여 2015년부터는 우수 사내벤처를 스타트업으로 분사할 수 있는 스핀오프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2018년부터는 C랩 인사이드의 육성 노하우를 활용하여 외부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아웃사이드’를 신설하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사내 162곳 및 외부 242곳 등 총 404곳의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누적 500곳에 도달할 계획이다.
대기업들의 전략은 단순한 투자와 협력을 넘어 스타트업이 주도하는 신사업도 포함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Transportation as a Service) 본부를 신설하고, 그 본부장에 모빌리티 스타트업인 포티투닷의 송창현 대표를 임명하였다. 현대차는 포티투닷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현대차뿐만 아니라 LG전자, 신한금융그룹, SK텔레콤 등 여러 기업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여 기업 벤처링의 대표 사례로 자리잡고 있다.
롯데쇼핑은 스타트업과 소상공인의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와디즈와 협력하고 있다. 양측은 보유한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데이터를 공유하고 분석하여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가치를 지닌 상품과 브랜드를 발굴하고 육성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또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전문성과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내부 전담 조직을 구성하였으며, 식품 및 바이오 분야의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외부 혁신 기술 확보 및 기술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김보경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기업 혁신의 원동력이 스타트업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강조하였다. 그는 유망 스타트업의 발굴과 육성이 기업 및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는 만큼, 기업 벤처링을 통해 혁신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시장 경쟁을 넘어서, 기업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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