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고환율 시대의 고통과 대안 모색

최근 한국 사회에서 청년층이 직면하고 있는 고환율의 여파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른바 ‘달고나 세대’라 불리는 20, 30대는 환율 상승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큰 변화를 겪고 있으며, 해외 직구와 여행을 줄이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광고 스타트업 최고기술책임자 김상호(가명, 33) 씨는 “달러가 비싸지면서 사무실 운영비를 줄였어요. 해외 구독형 프로그램 이용료를 대느라고요”라며 현재 상황을 전했다. 그의 말처럼 환율 상승은 고정 지출을 더욱 가중시켜 청년 사업자들에게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주고 있다.

실제로 2023년 관세청의 분석에 따르면, 해외 직구 결제액에서 20대와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40%를 넘는다. 이들은 소비에서 외화 비중이 높은 만큼 고환율의 영향을 더욱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해외 쇼핑몰을 자주 이용하던 최해인 씨(27)는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겨울옷을 직구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그녀는 “환율 때문에 가격 이득이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처럼 청년층의 해외 소비 패턴은 급격히 변하고 있으며, 여행 계획조차 취소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지윤 씨(28)는 넉 달 전 세운 미국 뉴욕 여행 계획을 포기하게 됐고, 이는 예산이 400만 원에서 600만 원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서학개미로 알려진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청년들도 환율 변동성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김다민 씨(31)는 “국내에는 투자하고 싶은 종목이 많지 않아 미국 주식을 계속 보고 있는데, 고환율 장기화가 투자자에게 ‘불똥’이 될까 걱정”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또 다른 서학개미 송명오 씨(30)는 “국내 주식 상황을 개선하지 않고 환율이 치솟는 원인을 서학개미로 돌리니 억울하다”고 언급하며, 현재 달러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임을 밝혔다. 지난해 NH투자증권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주식 보유자 중 30대는 33.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환율은 청년 창업자와 자영업자에게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해외 원료를 들여와 가공하는 식품 스타트업 대표 전모 씨(34)는 “카카오 가격이 지난해보다 25% 넘게 올라 원료를 줄여야 했다”고 토로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방앗간을 운영하는 배건욱 씨(34) 또한 “한 가마에 40만 원 하던 중국산 참깨가 지금은 50만 원이 넘는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전했다. 이들은 고정비용 증가로 인해 사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소매점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의 발길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 채모 씨(39)는 최근 소매가를 두 배로 올린 상황이며, 손님이 줄어들까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청년층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국내 투자 유도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 시장 안정화를 위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 환경을 개선해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외국계 서비스와 시장 접근성이 높고 적은 자금으로 사업과 투자를 병행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고환율 국면에서 훨씬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경기 침체 극복을 통한 환율 안정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처럼 청년층이 고환율로 인해 겪고 있는 피해는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경제 전반에 걸친 심각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청년층의 목소리를 듣고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0/0003678100?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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