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첫 혼합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의 공개는 한국 디자인 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이 제품은 12만 명의 인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혁신적인 디자인 접근 방식을 통해 착용감과 몰입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사람 손 모양의 로봇 팔을 통해 검증된 모션 트래킹 기술은 사용자에게 보다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며, 이는 단순한 제품 개발을 넘어 한국 산업 디자인의 진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갤럭시 XR의 디자인 과정에는 인종, 성별, 두상 크기, 동공 간 거리 등 다양한 인체 데이터를 활용한 컴퓨테이셔널 디자인이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신체적 특성을 최대한 반영하여 보다 편리하고 인체공학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혁신이 한국이 중국과의 디자인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디자인 속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하여 차별화된 디자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체데이터 솔루션 기업인 컴포랩스의 이원섭 대표는 “좋은 디자인은 단순히 예쁜 형태가 아니라 누구나 편하게 쓸 수 있는 구조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하며, 오랜 경험과 기술이 결합된 디자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는 한국이 중국을 앞설 수 있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트렌드와 외형 모방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이 있는 디자인 개발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도 이러한 경쟁 환경 속에서 디자인 고급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최근 광저우에서 열린 캔톤페어에서 청호나이스는 스톤 질감 패널을 적용한 정수기를 선보였고, 교원웰스는 국가별 색상 라인업을 달리하는 전략을 통해 현지 시장의 취향에 맞춘 제품을 제안했다. 특히 동남아 지역의 고소득층을 겨냥한 로즈골드색 정수기 출시 등은 한국 디자인의 맞춤형 접근 방식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정부 역시 디자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은 대학 및 기업과 협력하여 ‘기능성 디자인 고도화를 위한 신체 동작 데이터 기반 디자인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3차원 가상인간인 ‘동적 페르소나 모델’을 구축하는 것으로, 한국인의 체형 및 동작 특성을 통합하여 디자인의 품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디자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한국의 디자인 심사 평균 처리 기간은 6.3개월로, 이는 일본보다도 긴 시간이다. 매년 5만 건이 넘는 디자인 출원 건수에 비해 심사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기업들의 신제품 출시가 지연되는 경우도 빈번하다. 반면, 중국과 유럽은 자동 심사제를 도입하여 절차를 간소화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디자인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심사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부산시 총괄디자이너 나건은 “디자인 심사 인력 보강과 절차 개선을 통해 전반적인 심사 체계를 효율화해야 한다”며, 심사 속도가 디자인 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점은 한국이 디자인 산업에서 더욱 혁신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AI와 디지털트윈 기술을 통해 혁신적인 디자인 전략을 펼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 심사 체계의 효율화와 정부의 지원 속도 또한 필수적이며, 이러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국 디자인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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