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과 언론사의 법적 갈등 심화와 새로운 대응 전략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생성형 AI 기업과 언론사 간의 법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저작권 문제를 넘어 반독점, 상표권, 크롤링 통제 등 다양한 법적 이슈가 대두되며, 이는 국내 언론사들에게도 새로운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할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2023년 10월 3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미디어이슈 리포트 제5호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법원에서 AI 학습 데이터와 관련하여 여러 판결이 잇따라 나왔으며, 그 중 두 건은 AI 기업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 캘리포니아 북부법원은 대규모 언어 모델의 결과물이 원저작물과 유사성이 없다고 판단하여, 공정 이용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AI 기업이 기존 저작물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 새로운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다.

반면, 델라웨어 법원은 톰슨 로이터와 로스 인텔리전스 간의 소송에서, AI가 법률 정보를 요약하여 사용하는 것이 원저작물의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여 저작권 침해를 인정했다. 이처럼 AI의 활용 방식에 따라 법원의 판단이 상이하게 나타나고 있어, 언론사들은 이러한 법적 판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대응 전략을 세워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AI 검색엔진의 출현과 함께 언론 비즈니스 모델도 위협받고 있다. ‘제로 클릭’ 검색이 보편화되면서, 사용자들이 언론사 콘텐츠를 클릭하지 않고도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언론사들은 광고 수익 감소라는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AI 기업과의 갈등이 다양화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펜스케 미디어는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며, 자사 콘텐츠의 무단 사용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구글의 검색 시장 지배력이 언론사 콘텐츠에 대한 대가 없는 활용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독립 퍼블리셔 연합이 구글의 AI 요약 기능이 언론사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며 반독점 조치를 촉구하는 제소를 진행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언론사들이 AI 기업에 대한 법적 대응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일본 언론사들 또한 퍼플렉시티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며, 비슷한 법적 대응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자사 콘텐츠가 무단으로 크롤링되고, 잘못된 정보가 자사 출처로 인식될 경우 발생하는 평판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AI 기업과 언론사 간의 법적 분쟁은 그동안 저작권 침해를 중심으로 전개되었으나, 이제는 반독점 및 상표권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리포트는 이러한 상황에서 언론사들이 공동 대응을 통해 법적 압박을 강화하는 전략을 제안하고 있다. 유럽의 사례를 참고하여, 피해를 입은 언론사들이 힘을 모아 공동 소송을 하거나, 다양한 법적 근거를 통해 AI 플랫폼 기업에 대한 압박을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원 소송뿐만 아니라 방송통신 규제당국에 대한 적극적인 호소도 필요하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AI 콘텐츠의 표시 의무와 저작권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미 시작되고 있으며, 언론사들은 이러한 논의에 적극 참여하여 여론을 환기시키고 입법 압박을 해야 한다. EU의 독립 퍼블리셔 연합은 AI 요약 기능에 대한 옵트아웃 권리를 요구하는 등, 정책적인 차원에서도 언론사를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또한, 언론사들은 AI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콘텐츠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하고, 플랫폼과의 수익 공유 모델을 개발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해 AI 기업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상호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더불어 웹사이트 차원에서 AI 크롤러에 대한 대응 방침을 강화하고, 콘텐츠의 표준화 및 최적화를 통해 AI 시대에 적합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AI 기업과 언론사 간의 갈등은 단순한 저작권 문제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법적 전략을 요구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언론사들은 법적 대응뿐만 아니라 정책적인 차원에서도 능동적으로 나서야 하며, AI 시대에 맞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27/000003838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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