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 제약 산업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후보 물질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초기 연구개발 단계부터 공동으로 협력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제약사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들의 혁신적인 기술과 협력 방식이 다변화되고 있다.
미국의 존슨앤드존슨(J&J),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그리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와 같은 글로벌 빅파마들은 갤럭스,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 포트래이와 같은 국내 스타트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기술 도입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과 사업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는 K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갤럭스는 인공지능(AI)과 물리화학 원리를 접목하여 단백질과 항체를 설계하는 플랫폼 ‘갤럭스 디자인’을 개발 중이다. 이들은 BMS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에서 우승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2025년에는 셀트리온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최근에는 아스트라제네카와의 협업 사례를 공개한 바 있다. 이처럼 갤럭스는 AI를 통해 신약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쓰리브룩스테라퓨틱스는 리소좀의 기능을 활성화시켜 뇌에 쌓인 독성 단백질을 제거하는 저분자화합물 기반의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이들은 BMS의 오픈이노베이션에 선정된 후, SK바이오팜 및 서울바이오허브와의 협력으로 중추신경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기존의 항체 기반 치료제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통해 혁신적인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포트래이는 공간생물학 데이터에 AI를 접목하여 암 조직을 세포 단위로 분석하는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셀트리온과 서울바이오허브의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그리고 J&J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제이랩스(JLABS)에도 선정되며, 약 3000명의 환자로부터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로 신약 타깃 발굴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모두 초기 단계에서 후보 물질이나 표적을 찾는 데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K스타트업과의 협력 방식이 단순한 기술 도입에서 공동 연구 및 육성으로 변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가진 혁신적인 기술력과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로 해석된다. 과거에는 한국이 의약품의 판매와 임상시험을 중심으로 활용되었다면, 이제는 연구개발과 플랫폼 기술 협업의 혁신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MS는 올해 아시아태평양(APAC)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한국과 일본, 중국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재편하였다. 독일의 바이엘 또한 국내 기업과의 협력을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기술 검증과 해외 진출, 자금 조달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 변화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신약 개발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빅파마들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기술 이전과 인수합병(M&A)이 증가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에게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대외협력본부장 또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자체 개발보다 기술 도입에 무게를 두고 있는 현재의 흐름은 IPO나 유상증자 외에는 자금 조달 선택지가 적은 국내 바이오 기업에게 분명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서울바이오허브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은 대기업의 자본과 인프라, 스타트업의 기술을 연결해 공동 연구와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는 협력 방식”이라고 설명하며,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력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 개발과 해외 진출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렇듯 K스타트업들은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을 받으며, 혁신적인 신약 개발과 협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앞으로 이들이 선보일 혁신적인 기술과 협력의 결과물이 더욱 기대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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