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의 침체와 스팩 상장 감소의 이면

최근 국내 증시의 활황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 시장은 심각한 침체를 겪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신규 상장 종목 수가 작년 대비 26.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강화된 IPO 제도 도입과 벤처 시장의 위축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유가증권,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신규 상장된 종목 수는 총 100개로 집계되었으며, 이달 말까지 9개 종목이 추가로 상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총 109개로 집계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난해의 148개에 비해 39개가 줄어든 수치이다. 2021년과 2022년 각각 137개와 140개의 신규 상장 종목 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할 때, 이는 눈에 띄게 감소한 수치다.

특히 스팩(SPAC, 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상장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신규 상장된 스팩은 현재까지 16개에 그쳤으며, 이는 2021년 24개, 2022년 45개, 2023년 37개에서 급감한 수치다. 스팩은 비상장 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서류상 회사로, 공모를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 상장 후 36개월 이내에 비상장기업과 합병하여 투자수익을 챙기는 구조이다.

지난 7월, IPO 제도의 개편이 이루어진 후, 주관사의 책임이 강화되고 기관투자자 의무보유확약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IPO 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새롭게 도입된 규정에 따르면, 주관사는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되는 공모주 물량의 40% 이상을 의무보유확약을 한 기관에 우선 배정해야 한다. 이러한 의무보유확약은 기관투자자가 공모주를 배정받은 후에도 일정 기간 이를 보유하겠다는 자발적인 약속으로, 공모주 청약 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이 이를 준수해야 한다.

더욱이 국내 벤처 투자 시장의 위축이 코스닥 시장의 성장세를 저해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 종목 대부분이 코스닥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코스피에 비해 코스닥의 매력도가 떨어져 유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벤처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고, IPO 전 단계인 벤처 투자 생태계도 최근 몇 년간 얼어붙어 있었다”며 “IPO 물량의 부족과 코스닥 부진으로 인해 투자자 모집에도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제도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았고, 코스닥 시장이 반등의 기미를 보이면서 IPO 시장 또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상장한 종목들이 공모가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최근 상장된 종목들 중 에임드바이오는 300%, 미래에셋비전스팩9호는 66.75%, 삼성스팩12호는 51.50%, 아로마티카는 14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연구위원은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면 상장 첫날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큰 만큼 IPO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이 잘되어야 IPO 시장이 활성화되고, 이러한 흐름은 벤처 투자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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