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혁신과 창의성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 이면에는 규제와 질시라는 두 가지 커다란 장벽이 존재한다. 최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많은 창업자들이 이러한 현실을 고백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국 기업에 접근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서울로보틱스의 이한빈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겪는 복잡한 절차에 대해 이야기하며,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면으로 증권 계좌를 개설해야 하고 이 과정이 보통 6개월이 걸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규제가 결국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저하시킨다고 경고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가 달러로 직접 투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도 강조됐다. 한국에서 외국 자본이 투자하려면 반드시 원화로 환전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환율 협상으로 인한 불편함도 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창업자들이 외국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결국 사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스타트업의 64.3%가 규제로 인해 사업에 제약을 받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한국이 스타트업을 지원하기보다는 규제로 억제하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스타트업이 어느 정도 성장했다 하더라도, 추가 투자 유치에서 질시를 느끼는 환경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하는 리벨리온은 이미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창업자들은 자신들의 기업이 단순히 시혜의 대상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간담회에 참석한 국회의원들도 창업가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고동진 의원은 30년 전과 지금의 창업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외환당국의 입장에서는 외국인 비대면 계좌 개설이나 달러 투자의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이 처한 규제 상황을 완화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이 제기된다.
결국,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규제와 질시라는 두 가지 벽에 의해 발목이 잡혀 있다. 창업가들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창의력과 혁신을 발휘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정부와 사회가 이들 스타트업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지금은 공감이 아니라 실질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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