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의약품 산업의 숨겨진 가치와 고용 창출 효과

한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최근에 주목받고 있다. 비록 이 산업의 생산 규모가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와 같은 다른 국가첨단전략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지만, 동일한 금액을 투자했을 경우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 효과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는 산업정책 전문 국책연구기관인 산업연구원이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과 및 발전 방향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연구 보고서는 한국은행이 제공한 2020년과 2022년의 산업연관표를 바탕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의약품 등 세 가지 국가첨단전략산업 간의 경제적 연관성을 수량적으로 분석하였다. 그 결과, 부가가치와 고용 유발 효과에 있어서 의약품 산업이 가장 높은 성과를 보였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만약 각 산업별로 5000억원이 투입될 경우 의약품 산업은 36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보다 각각 약 1.22배, 2.6배 높은 고용 유발 효과를 나타낸다.

의약품 산업이 이처럼 뛰어난 경제적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팀은 의약품 산업이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고용 효과가 크고 특화된 인력을 필요로 하는 특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특히, 제네릭 의약품의 활성화는 공공의료 시스템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타미플루와 같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된 후 제네릭 의약품이 출시되면서 가격이 인하되고, 이는 공공 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네릭의약품이 출시된 이후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총 1283억원의 재정이 절감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국민의 진료 접근성을 높이고 치료 기회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연구팀은 국내 의약품이 국민 건강 증진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를 데이터 분석을 통해 보여주었다. 소화성 궤양 치료제와 같은 신약들이 잇달아 등장함에 따라, 처방금액이 증가하더라도 관련 병원 방문 일수와 보험 청구 건수가 감소하는 등의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의료 이용 수요를 줄여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은 백신 개발을 통해 국내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과 저소득 국가에 안정적으로 백신을 공급함으로써 국제 공중보건 개선에도 기여하고 있다. 2023년 국내 백신 시장의 유통 총액은 5060억원에 달하며, 이는 2019년 대비 약 52%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국내 생산 실적은 3219억원으로, 5년간 연평균 16.3% 성장하였고, 자급률 또한 증가하여 주요 백신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다.

연구 책임자인 정지은 부연구위원은 제약바이오 산업의 고부가가치 창출 및 고용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장기적으로 이 산업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백신, 희귀난치병 치료제, 원료의약품과 같은 공공성이 높은 분야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와 우대제도의 필요성을 제안하였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K-의약품 산업이 단순히 경제적 효과에 그치지 않고, 국민 건강 증진 및 공공의료 시스템의 효율성 제고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이 산업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방면에서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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