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제정 100주년을 맞이한 이 시점에서, 우리의 언어와 문화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때이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은 한국의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장면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경이로운 순간 속에서도 우리는 공공기관의 누리집에서의 언어 사용 실태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이 된 73곳의 공공기관 중 97%인 71곳이 한글과 함께 외국어, 특히 영어 약어와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국민들이 정책이나 사업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드는 주된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ESG 경영’이나 ‘DRT 사업’과 같은 용어는 대부분의 국민에게 생소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정보 접근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연구팀은 이러한 표현들이 저학력층에 대한 정보 접근을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누리집은 국민이 가장 먼저 접하는 정보의 출처인 만큼, 보다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 사용이 절실히 요구된다.
연구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누리집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외국어 표현은 ‘ESG 경영’으로, 무려 225회 등장했다. 그 외에도 Q&A, SNS, CI, FAQ와 같은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외국어 표현들은 특히 이용자가 가장 처음 접하는 메뉴에 자주 나타나며, 이는 국민들이 필요한 정보를 찾는 데 있어서 장애물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책이나 사업 명칭에서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국립국어원이 권고한 대체 표현들이 여전히 공공기관 누리집에서 영어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HOME’은 ‘첫 화면’, ‘GUIDE’는 ‘안내’로 바꿔 사용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실제로는 이러한 권고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이로 인해 국민의 언어 이해도가 저하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조사 대상의 약 절반인 34곳에서 외래어와 외국어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총 145회의 사용 빈도를 기록하였다. 매니페스토, 코워킹스페이스, 오브제와 같은 표현들은 국민들 사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여겨지고 있으며, 실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80% 이상이 이러한 외국어의 사용을 지양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낯선 한자어 사용이 빈번하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관급자재’와 ‘영조물’과 같은 표현이 40곳의 기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대체어로 바꿔야 함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외국어와 한자어 사용이 우리말의 정체성과 국민의 정보 접근성을 저해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누리집에서 기본적인 어문규범인 한글 맞춤법과 외래어 표기법은 대체로 잘 지켜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새로운 외국어의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기존의 순화어가 실제 사용 맥락과 맞지 않거나 저조한 활용률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결국 공공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질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공공기관의 언어 사용에 대한 감시와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국민의 언어 사용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 및 홍보 활동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결론적으로, 공공기관의 누리집에서의 외국어 사용 문제는 단순한 언어적 문제를 넘어서, 국민의 정보 접근성과 언어적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보다 명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언어 사용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모든 국민이 정책과 사업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회가 실현될 것이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56833?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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