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을 위한 첫 번째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충남 대산 석화단지에서 이루어진 이번 기업결합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가 참여한 프로젝트로, 9개월간의 심사를 거쳐 이루어졌다. 업계는 이번 승인이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으로 보고 있지만, 공정위가 부과한 조건들이 실질적인 시장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첫 번째로, 이번 기업결합의 주요 내용은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을 물적 분할하여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이후 두 회사가 통합 법인의 지분을 50 대 50으로 보유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일부 폐쇄하고 생산 효율을 높이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로 인해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현재 시장에서 경쟁업체는 한화솔루션, LG화학, 롯데케미칼, HD현대케미칼 등 네 곳이 존재하지만, 사업 통합 후에는 세 곳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경쟁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5년간 이행해야 할 시정 조치를 부과했다. 이 조치에 따르면 HD현대케미칼이 LDPE와 EVA의 가격을 조정할 때, 국내 가격 인상률은 수출 가격 인상률보다 낮게 설정해야 하며, 가격을 낮출 경우에도 반대의 조건이 적용된다. 또한, 현재 생산 중인 제품을 국내 수요자가 요청할 경우 반드시 공급해야 한다는 의무가 부과되었다. 이러한 조건들은 기업이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가격을 조정하는 데 제약을 가할 수 있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변화할 때 가격을 유연하게 조정하지 못하면, 저가의 중국산 제품에 쉽게 대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특정 제품에 대한 공급 의무가 오히려 효율적인 운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한 구조조정 전문가는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위해 경쟁사끼리 통합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경쟁 제한 우려를 제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향후 2호, 3호 프로젝트도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기업결합 승인은 HD현대케미칼이 협력 업체와의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와는 별도로 기업이 자발적으로 상생안을 내놓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결합 승인을 유도하기 위한 압박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여수 석화사업 재편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엄격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주회사 행위 제한 규정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결론적으로, 공정위의 이번 기업결합 승인과 그에 따른 조건들은 국내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에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제한 우려와 유연한 시장 대응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이러한 조건들이 실제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경쟁력 있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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