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창업 생태계의 위기와 기회

한국의 대학 창업 생태계가 양적 성장은 이루었으나 질적 전환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대학 창업의 질적 전환을 위한 성장사다리 구축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자들이 자금 조달 과정에서 겪는 ‘죽음의 계곡’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대학 내 창업 지원 체계의 미비함과 초기 투자 부족을 강조하며, 창업 기업들이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 죽음의 계곡은 초기 자금 조달 단계에서 발생한다. 많은 창업자들은 사업 착수 단계에서 교원 평가 체계가 논문이나 연구비 수혜에 치중되어 있어 창업에 대한 동기가 부족하다는 점을 호소한다. 그 결과, 창업 실패의 부담이 개인에게 과중하게 돌아가며, 이는 창업에 대한 두려움을 증대시킨다. 특히, 정책금융과 보증제도가 개인 보증에 의존하는 구조는 창업자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심각한 장애물이 된다.

다음으로, 사업화 단계에서는 기술이전 전담조직(TLO)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된다. 실제로, 대학 및 공공연구 기관의 특허 활용률이 낮고, 변리사를 보유한 기관의 비율 또한 미미하다. 이러한 상황은 대학 기술이 시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 많은 원천기술이 사장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또한, 초기 투자 기능의 약화도 문제다. 산학협력단과 창업지원단 등이 분절적으로 운영되면서, 창업자들은 동일한 정보를 여러 기관에 반복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환경에 처해 있다. 이러한 거래비용은 창업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며, 초기 투자 유입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은 창업 생태계의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이미 첫 번째 죽음의 계곡을 넘어선 창업자들도 두 번째 죽음의 계곡에 직면하게 된다. 스케일업 단계에서 후속 투자가 부족하여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창업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초기자금과 정책금융 접근의 어려움이다. 많은 창업자들이 외부 자금조달에 실패한 경험이 있으며, 복잡한 신청 절차와 높은 평가 기준, 투자자와의 연결 경로 부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종우 한은 경제연구원 과장은 딥테크 및 실험실 기반 창업의 경우, 기술 검증과 초기 수요처 발굴 등 다양한 단계에서 필요한 자금과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의 지원체계는 초기 설립 단계에 편중되어 있어, 특정 구간에서 자금이나 시장 연결이 끊기면 전체 혁신 효율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끝으로, 후속 투자와 자금 회수 단계에 이르더라도 자금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가 있다. 매각보다 기업공개(IPO)가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창업자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제약 때문에 한국의 대학 창업 생태계는 질적 개선이 뒤따르지 않고 있으며, 단순한 양적 성장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과 같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기술이전율이 현저히 낮고, 사업 확장 단계에서의 손실이 적자 전환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따라서 정 과장은 대학 창업 기업의 성장사다리를 잇기 위해 몇 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대학의 거버넌스 개혁이 필요하고, 둘째, 공공부문이 수요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하며, 셋째, 민간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이 원칙들은 각 단계별로 적용될 수 있으며, 사업화 단계에서는 TLO의 전문화와 역할 분리형 모델 도입이 필요하고, 스케일업 단계에서는 대체금융과 혁신 조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 대학 창업 생태계의 질적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고, 혁신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530506?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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