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조각투자 시장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던 루센트블록이 토큰증권발행(STO) 장외거래소 인가에서 최종 탈락하면서 업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스타트업이 제도화 단계에서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밀리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내며, 규제샌드박스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루센트블록은 2018년에 설립된 이후 ‘소액으로 누구나 건물주가 될 수 있다’는 비전을 내세우며 부동산 조각투자 사업을 추진해왔다. 2021년에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어 시장의 주목을 받았고, 2022년에는 ‘소유’라는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출시하며 약 50만명의 고객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한, 하나금융그룹, 산업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여러 투자사로부터 총 300억원 넘는 투자를 유치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금융위가 발행 스몰라이선스 제도를 신설하면서 발행과 유통을 분리하는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자 루센트블록의 사업 방향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형 컨소시엄과의 경쟁에서 밀려 최종 인가를 받지 못한 루센트블록은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고립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금융위는 이번 심사 과정에서 루센트블록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음을 밝혔고, 이는 내부통제 시스템의 미비와 수익모델의 불확실성 등 여러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루센트블록의 대주주 지분이 51%에 달해 실질적인 컨소시엄 형태가 아니라고 판단한 점, 그리고 반복적인 적자 구조 속에서 투자자를 보호할 만한 재정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은 탈락의 결정적 이유로 작용했다.
루센트블록의 대표인 허세영은 ‘국내 조각투자의 개념조차 없던 시절부터 새로운 도전을 해왔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투자사들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이번 결정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의 임정욱 공동대표는 ‘이번 결정은 국내 스타트업에 금융사업을 하지 말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라며, 핀테크 스타트업이 줄어드는 현상을 경고했다.
루센트블록은 앞으로 조각투자 유통사업을 포기하고 발행사업자로 인가를 받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이미 상당한 인력과 자금을 투입한 상태에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거래수수료를 주요 수익모델로 삼고 있는 만큼, 단기간 내 새로운 수익 구조를 마련하기란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히 루센트블록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경고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규제샌드박스라는 제도가 설계된 취지와는 달리, 실제로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우선적 혜택이 더욱 두드러지는 현실이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타트업들이 혁신을 추구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렇듯 루센트블록의 사례는 우리가 당면한 규제 환경의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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