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연구진이 배양육(cultivated meat) 산업에서의 지식재산권(IP) 갈등에 대한 심층 분석을 진행해 주목받고 있다. 동국대학교 식품생명공학과의 박유헌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게재되었으며, 이는 우리나라 배양육 산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되고 있다.
이 연구는 배양육 생산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인 불멸화 세포주(immortalized cell line)의 확보와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IP 갈등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였다. 특히, 육종업체의 품종 권리 충돌 가능성, 국제 생물다양성협약(CBD) 및 나고야 의정서에 따른 유전자원 접근 문제,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의 IP 전략과 관련된 법적 및 정책적 쟁점들이 주요 논의 사항으로 다뤄졌다.
특히, 연구진은 향후 우리나라의 한우나 일본의 와규와 같이 고유 품종을 활용한 배양육이 등장할 경우, 해당 품종에 대한 권리를 둘러싼 법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이는 기업들이 세포주 선택 단계에서부터 IP와 규제 이슈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시각은 배양육 산업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연구진은 글로벌 배양육 시장에서 Upside Foods, Good Meat, Mosa Meat와 같은 선도 기업들이 세포 배양 공정, 배지 성분, 스캐폴드 설계 등 다양한 핵심 기술을 특허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들은 독자적인 기술 정체성을 기반으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이는 유전자원 제공자나 육종업체와의 권리 충돌과는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배양육 산업의 IP 환경이 더욱 복잡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박유헌 교수는 현재 한국의 고유 가축 품종을 기반으로 한 세포주 확립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형 배양육 기술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유전자원 경쟁 속에서 전략적 자산을 축적하기 위한 기반 작업으로 평가된다. 이 연구는 단순히 기술적 성과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리고 박 교수는 2023년에도 Nature Food의 ‘Correspondence’ 섹션에 초청받아 배양육을 불교적 관점에서 조명한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종교적 가치관이 배양육에 대한 소비자 수용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기술 발전과 사회적 수용 간의 접점을 제시하고 있다.
박유헌 교수는 “배양육은 단순한 식품 기술을 넘어, 생명공학, 지식재산권, 글로벌 규제, 유전자원 주권, 생물다양성 보호, 지속 가능한 식량 공급 체계 등의 핵심 아젠다가 교차하는 초융합 산업”이라며, “세포주 확보부터 상용화 전략에 이르기까지, 과학 기술적 역량과 법·제도적 통찰이 동시에 요구되는 전략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이 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가적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한국 배양육 산업의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될 것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양육 산업의 발전이 단순한 기술 혁신에 그치지 않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전략적 접근이 뒷받침되어야 할 시점이다. 따라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배양육 산업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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