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자회사인 솔리다임의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중복 상장’에 대한 우려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상장 여부에 그치지 않고, 자금 조달의 효과와 그로 인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인수하여 설립한 미국 자회사로, 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의 상장에 대해 중복 상장에 저촉된다는 발언을 하며, 이는 모회사인 SK하이닉스의 주주 이익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발언이 다소 단정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 관계자는 ‘중복 상장 규제는 주주가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상장에 따른 실익과 주주 보호 방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직 IPO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저촉’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솔리다임이 외부 자금을 확보하면 SK하이닉스는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솔리다임의 상장에 따른 자금 조달 효과가 지배구조 우려보다 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솔리다임이 미국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면, SK하이닉스는 그 자금을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등 다른 사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는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솔리다임은 플로팅 게이트 기술을 활용한 고용량 쿼드러플 레벨 셀(QLC) 낸드플래시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QLC는 하나의 메모리 셀에 4비트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대용량 SSD에 유리한 특성을 지닌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솔리다임의 기술 경쟁력은 더욱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상위 5개 기업용 SSD 업체의 매출은 사상 최대에 달했으며, SK하이닉스와 솔리다임의 합산 매출 역시 상당한 수치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정부의 반도체 현지 생산 확대 요구도 이번 IPO와 관련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내 낸드 공장 건설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 중이며, 솔리다임이 IPO로 조달한 자금을 이러한 미국 내 공장 건설에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솔리다임이 현지 자금을 조달하여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결국 솔리다임의 상장 여부에 따라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뿐만 아니라, 투자 재원 확보와 향후 사업 성장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신주 발행 규모와 자금 사용처는 주주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중복상장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주주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고 강조하며, SK하이닉스가 HBM 등 주력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는 가운데, 솔리다임이 외부 자본을 유치해 독자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다면, 양사의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솔리다임에 대한 투자 확대는 한미 동맹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지으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상장을 통해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통상 교섭 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재확인했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9237162?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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