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항공청이 차세대 발사체의 재사용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게 되었다. 이는 기존의 일회용 발사체에서 재사용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하며, 경제성을 대폭 개선하고 민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25일 열린 제3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개선 추진계획, 우주과학탐사 전략, 위성 통신 기술 개발 등 다양한 안건이 다루어졌다. 특히, 우주항공청은 차세대 발사체를 재사용 방식으로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이를 위한 행정 절차에 곧 착수할 예정이다.
당초 우주항공청은 차세대 발사체를 일회용으로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재사용 기술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방향을 전환하게 되었다. 윤영빈 청장은 “달 착륙선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제성을 검토해보니, 세계 상업용 발사체 시장에서 80%가 재사용 발사체가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여 변경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차세대 발사체가 고도 3만6,000㎞에 1톤짜리 정지궤도 위성을 올리는 데 드는 발사 비용은 kg당 약 1억2,540만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 비용인 kg당 약 7,000달러에 비해 약 12배 더 비쌀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높은 발사 비용은 우주항공청이 재사용 발사체 개발로 방향을 선회하게 된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재사용 발사체의 개발에는 여러 기술적 및 절차적 고려사항이 존재한다. 특히, 차세대 발사체는 케로신 엔진 사용을 계획했으나, 재사용 발사체는 주로 메탄 엔진을 사용하기 때문에 엔진 기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의 지식재산권 갈등 해결 역시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우주항공청은 이번 사업 변경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하며, 윤 청장은 “발사체 경쟁력 확보를 위해 참여 기업들이 동의할 것이라 생각하며, 우주청은 이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겠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이날 재사용 발사체와 궤도수송선, 초고해상도 위성 개발 등을 우주청의 브랜드 사업으로 지정하며 민간 주도의 산업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제4라그랑주점 우주관측소 및 달 착륙선 추진 계획도 검토되어 우주과학탐사 부문의 중요성이 재확인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우주 탐사 계획이 달에서 화성 중심으로 전환된 점은 국제 협력에 있어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청장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로서는 달 탐사가 우선이며, 미국도 달 탐사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중장기 계획에도 2040년 달 기지 건설과 2045년 화성 탐사가 포함되어 있어 긴밀한 공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차세대 발사체의 재사용화는 단순히 기술적 전환을 넘어, 우주항공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업과의 협력이 필수적인 이 과정에서, 우주항공청은 기술의 혁신과 경제성 모두를 아우르는 전략을 통해 한국의 우주 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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