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엔이 심각한 재정 위기에 직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위기는 미국의 분담금 미납과 중국의 지연 납부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유엔의 일반 예산과 평화 유지 비용으로 총 42억8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6조4500억원 가량을 미납한 상태이다. 이는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의 정책 변화를 요구하며 지원을 줄여온 결과로, 유엔의 재정적 기반을 크게 흔들고 있다. 유엔의 규정에 따르면, 회원국이 2년치 분담금을 미납할 경우 총회에서 투표권이 제한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은 내년 유엔 총회에서 투표권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엔이 국제 분쟁 해결 등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유엔 관련 재정 지원을 대폭 축소해왔다. 또한, 그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유엔 인구기금, 유엔 민주주의 기금 등 31개의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유엔은 지출 삭감에 나섰으며, 현지 사무소를 폐쇄하고 아프리카 분쟁 지역의 평화 유지군을 줄이는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이 파산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경고하며, 유엔의 현금 여력이 이르면 오는 8월 중순 바닥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유엔은 올해 8월부터 차기 사무총장 선거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지만, 재정적인 불안정성이 이와 같은 정치적 과정의 순조로운 진행을 가로막을 수 있다.
한편, 중국 역시 유엔 분담금 납부에 비협조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근 왕이 외교부장이 유엔을 방문하며 약 8억5000만 달러를 납부했지만, 여전히 4억5500만 달러, 약 6900억원을 미납한 상태다. 중국은 그동안 납부 의무를 지켜왔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몇 년간 분담금 납부 시점을 늦추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과거에는 매년 4~5월경에 납부를 완료했지만, 2022년에는 10월, 2023년에는 11월로 시점을 미루며 불만을 사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이 유엔 내에서의 영향력 다툼을 이어가는 가운데, 유엔은 심각한 재정 위기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유엔 고위 당국자는 “미국은 분담금을 내지 않고 있으며, 중국은 시스템을 교묘하게 이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유엔의 기능과 역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국제 사회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의 역량을 약화시키고 있다. 유엔이 직면한 재정 위기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정치의 복잡한 관계 속에서 더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852019?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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