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서점 위기와 도서정가제의 재조명

최근 경남 밀양의 청학서점에서 열린 간담회는 지역서점의 생태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끌어냈다.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장관이 참석한 이 자리에서는 도서정가제와 지역서점의 어려움, 베스트셀러의 배분 문제 등을 다루었다. 지역서점 대표들이 제기한 문제들은 단순히 경제적 부담에 그치지 않고, 지역 문화의 뿌리와 관련된 깊은 고민을 담고 있었다.

청학서점의 신찬섭 대표는 도서정가제가 지역서점에 대해 보호 장치로 작용하기보다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제도가 실제로는 ‘15% 할인 보증제’처럼 작용하고 있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의 서점들이 최대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소형 서점들은 가격 경쟁에서 뒤처지며, 운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신 대표는 청학서점 삼문점이 1961년부터 운영되어 온 전통 있는 서점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환경 속에서 경영 부담이 커져 할인율을 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베스트셀러의 물량 배분 문제는 지역서점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찬섭 대표는 한강 작가의 신작이나 유명 정치인의 저서와 같은 화제작이 출간될 때마다 지역서점에는 물량이 제때 공급되지 않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지역서점이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빈 매대를 보여줄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고객이 지역서점을 찾는 계기가 오히려 그 서점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간담회에서는 학교 도서 구매 문제 또한 심도 있게 논의되었다. 신관섭 동아서점 대표는 학교가 도서 구매 시 인터넷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지역서점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지역서점이 학교에 필요한 도서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찬희 미리벌서점 대표는 지역서점의 매장 방문객이 감소하는 문제를 언급하였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서점의 고객이 급감했다고 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미라 청학서점 밀고점 대표는 지역서점 인증 과정에서의 혼선 문제를 지적하며, 실제 매장을 운영하지 않는 서점이 인증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역서점이 진정한 의미에서 지원받기 위해서는 현장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휘영 장관은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베스트셀러 물량이 지역서점에 적절히 배분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균형 잡힌 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약속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역서점의 생태계를 재조명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지역서점이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함을 모두가 확인하는 자리였다. 최 장관은 밀양을 방문하여 지역 문화와 관광 정책을 점검하며, 서점들이 지역사회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같은 논의들은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 지역서점이 문화의 뿌리로서 기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서점의 활성화는 단순히 서점의 생존을 넘어서 지역 문화와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임을 모두가 인식해야 할 때이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8945639?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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