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모두의 창업’ 사업은 대한민국의 창업 생태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 사업은 정부가 직접 창업 프로그램의 구조를 설계하고 예비 창업자를 발굴하여 지원하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전통적으로 창업 생태계에서 창업자와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역할은 민간의 액셀러레이터들이 맡아왔습니다. 이들은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자금을 지원하며, 멘토링을 통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 기관들입니다. 따라서 정부가 창업 코치로 나서는 것이 적절한 방향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창업 생태계의 본질은 정부가 아닌 민간의 참여와 전문성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창업 생태계의 토양을 조성하고, 민간이 자생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에릭 스탐과 대니얼 아이젠버그 등의 연구자들은 정부의 역할을 ‘공급자’로 규정하며, 창업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부가 창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그 영향력이 긍정적이기 위해서는 역할 분담이 명확해야 합니다. 정부는 창업 초기 단계에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마중물’처럼 민간 투자자들이 따르도록 유도하는 초기 자금 지원이 필요합니다.
‘팁스(TIPS)’ 프로그램은 이러한 정부와 민간의 협력 모델을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팁스는 민간 액셀러레이터가 초기 스타트업을 선정하고, 정부가 이를 지원하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 시작 이후 2,7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13조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팁스의 성공은 정부가 민간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그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모두의 창업’ 사업은 이러한 성공적인 모델과는 반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직접 창업자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과정에서, 민간 액셀러레이터들은 경쟁에서 밀려날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정부가 창업 지원 사업을 주도하게 되면, 민간의 실험과 전문성이 축소되고 생태계의 다양성이 저해될 수 있습니다. 이는 창업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창업 생태계는 이미 정부 주도의 지원 사업에서 많은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2025년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창업 지원 사업 자료에 따르면, 101개 기관이 429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예산은 3조 2천 940억 원에 달합니다. 이러한 지원은 초기 창업자들에게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하지만, 과도한 정부 개입은 오히려 민간의 창의적 활동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창업 생태계에서 정부는 ‘선수’가 아니라 ‘주최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창업자들은 각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며, 투자자들은 자신만의 관점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러한 과정에서 필요한 인프라와 자원을 제공하여 민간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결론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 생태계의 발전을 위해 민간이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창업 지원 사업이 정부의 대표 사업이 아니라, 민간 창업기획자들이 오랫동안 활동할 수 있는 시장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창업 생태계의 성공은 정부가 아닌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성에 기초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의 K-스타트업이 세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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