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창립자 자오창펑을 사면한 결정이 정치 및 금융계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사면은 자오가 트럼프 일가의 암호화폐 사업에 관여한 사실과 맞물려 있으며, ‘사업 지원 대가’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의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이번 사면이 트럼프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 행사로 이루어진 것임을 강조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가상화폐 산업에 대한 공격이 불공정했다고 주장했다. 레빗 대변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조치가 미국의 기술 및 혁신적 위상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정치적 배경이 얽힌 사면은 바이낸스가 미국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보인다. 자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의 뜻을 표명하며,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자오의 사면은 2023년 미 법무부와의 협상 이후 이루어진 것으로, 자오는 자금세탁 방조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를 수용한 바 있다. 당시 바이낸스는 막대한 벌금과 함께 미국 내 영업이 금지된 상태였으며, 자오는 개인적으로 5천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번 사면이 이루어지면서, 바이낸스는 미국 시장에서의 재진입 가능성을 모색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사면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바이낸스는 트럼프 일가가 추진하는 암호화폐 기업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의 주요 후원자로 부상해, 이해충돌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재산을 급격히 증가시킨 핵심 사업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의 두 아들인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직접 사업을 이끌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지난해 트럼프 일가와의 접촉을 통해 미국 시장 재진입을 위한 사업 제휴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트럼프 일가가 발행한 달러 연동형 암호화폐 ‘USD1’의 성장을 이끌고 있으며, 이 사업은 지난 1년간 트럼프 일가에 부동산 사업보다도 많은 수익을 안겨주었다. 바이낸스는 또한 20억 달러 규모의 외부 투자금을 USD1로 유치하고, 이를 통해 거래를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바이낸스 측은 자오가 공동 창업자와의 친분이 있긴 하지만 공식적인 사업 거래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존재한다. 레빗 대변인은 모든 사면 요청은 철저히 검토되며,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의 사법 남용을 바로잡기 위한 권한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2017년에 설립된 바이낸스는 불과 몇 년 만에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하였으며, 현재 3억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바이낸스의 자체 토큰 BNB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비트코인, 이더리움, 테더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암호화폐로 자리 잡았다. 자오는 현재 세계에서 31번째로 부유한 인물로, 그의 자산은 약 550억 달러에 달한다.
이번 사면은 민주당 측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올해 초부터 바이든 행정부에 바이낸스와 자오 간의 접촉 내역 공개를 요구하며, 트럼프 일가와 바이낸스 간의 금전적 관계가 윤리적 문제를 제기한다고 지적해왔다. 이번 사건은 가상화폐 산업의 정치적 영향력과 그로 인한 논란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으며, 향후 금융시장과 정치의 상호작용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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