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씨앗을 키우고 글로벌 시장으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의 금융 전략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 첨단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이 단순한 기술 패권전쟁을 넘어 투자전쟁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를 연계해 혁신기업의 성장 단계에서 발생하는 자금 공백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창업 초기 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해온 모태펀드는 혁신의 씨앗을 뿌리고, 국민성장펀드는 대규모 성장자금을 공급하여 이들 기업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창업, 성장, 스케일업, 투자금 회수 및 재투자로 이어지는 모험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23일 서울 마포구 스타트업벤처캠퍼스 서울에서 열린 ‘모태펀드-국민성장펀드 이어달리기 공동행사’에서 이억원 위원장은 “세계 각국은 첨단기술을 둘러싼 전례 없는 기술 패권전쟁을 넘어 투자전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미래 산업의 승패는 누가 더 좋은 아이디어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오래, 더 크게, 더 과감하게 투자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기간 자금을 공급하는 인내자본과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자본 생태계가 단순한 금융수단을 넘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 바이오, 우주, 에너지 등 첨단 산업은 기술 개발부터 사업화까지 막대한 자금과 장기간의 투자가 필요한 분야다. 그러나 국내 혁신기업들은 창업 초기 지원을 받은 뒤 본격적인 사업 확장과 해외 진출에 나서는 성장 단계에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른바 ‘스케일업 투자 절벽’을 겪어왔다. 이 위원장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딥테크, 국가전략기술 등은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자금과 10년 이상의 긴 호흡을 요구한다”면서, “좋은 기업이 있어도 성장 단계에서 투자 공백을 만나고 기술을 보유하고도 대규모 자본이 부족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국민성장펀드는 이러한 성장자금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맡는다. 모태펀드가 창업 초기와 벤처 단계의 기업을 발굴하면 국민성장펀드는 후속 대규모 투자를 통해 기업의 생산설비 확충, 연구개발, 해외 진출 등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 위원장은 “모태펀드가 혁신의 씨앗을 키웠다면 국민성장펀드는 성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세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스케일업 자본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모험자본의 물길이 끊기지 않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단순히 두 정책펀드 사이의 투자 연계를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민간 자본이 함께 참여하는 모험자본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성공한 혁신기업과 투자자가 후배 기업에 다시 투자하고 회수된 자금이 새로운 창업기업으로 흘러가는 자본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이어달리기의 핵심은 두 펀드의 물리적 연결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험자본 생태계의 연결”이라며, “창업과 성장, 스케일업, 회수, 재투자로 이어지는 건강한 자본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정책과 금융정책의 연계 필요성도 강조됐다. 혁신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기술 사업화와 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규제와 제도적 장벽을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산업과 금융, 기술과 자본, 기업과 투자자가 하나의 생태계로 움직여야 한다”며, “혁신기업은 기술로 도전하고 투자자는 자본으로 뒷받침하며 정부는 제도와 규제를 혁신해 성장의 장벽을 걷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금 공급의 연속성뿐만 아니라 혁신기업의 스케일업을 가로막는 금융규제와 자금지원·산업정책상의 제도적 미비점이 없는지 현장의 의견을 듣겠다”며, “혁신기업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모태펀드와 국민성장펀드의 연계가 국내 혁신금융 체계를 창업 지원 중심에서 성장 및 글로벌 진출 지원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두 펀드의 이어달리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성장 사다리를 구축하는 일”이라며, “혁신기업에는 더 큰 도전의 기회를, 투자자에게는 더 넓은 성장의 기회를, 국가에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추격하는 나라를 넘어 미래를 선도하는 나라로 나아가는 길의 중심에는 혁신기업과 모험자본이 있다”며, “금융위원회도 혁신기업의 가장 가까운 파트너로서 대한민국 혁신의 질주를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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