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가족기업의 세대교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가족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며,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70%와 일자리의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500대 가족기업의 연간 매출은 8조8000억 달러에 달해,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권을 형성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이러한 가족기업들은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지만, 준비가 부족한 상황이다. 맥킨지의 연구에 따르면, 10년 내에 경영자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78%에 달하고, 그 중 상당수는 후계 구도가 정리되지 않거나 승계 준비가 미비하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가족기업의 약점 중 하나는 능력주의의 훼손이다. 유명 투자자 워런 버핏은 출신에 의한 경영자 선임을 비판하며, 가족기업의 세대 승계가 능력보다는 혈연 관계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가족기업 체제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가족 간의 관계 구축 능력에서 발견할 수 있다. 가족기업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신뢰와 인맥을 통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소비자와 공급자 간의 신뢰가 중요한 유통 및 소비재 산업에서 가족기업의 강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가족기업은 일반적으로 장기적인 경영을 지향하며, 이는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로 이어진다. 시장의 변화에 민감한 산업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전통과 브랜드가 중요한 명품 산업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초기에는 가족기업이 비가족기업과 비슷한 영향을 받았으나, 이후 더 빠르게 회복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에서 가족기업의 세대교체가 한꺼번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구에서는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맞이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1980년대 창업한 민간기업들이 승계 시점에 접어들고 있다. 딜로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전략적인 CEO 승계 계획이 장기적 성공에 필수적’이라고 답했지만, 실제로 승계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57%에 불과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실행 중인 곳은 23%에 그쳤다.
가장 큰 문제는 다음 CEO 역할을 맡을 가족 구성원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조사에 따르면 CEO 역할에 관심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는 기업은 61%에 달하지만, 실제로 그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단 23%에 불과하다. 또한 기업 규모가 클수록 가족 승계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매출 10억 달러 이상 기업에서는 가족 CEO를 선호하는 비율이 32%에 불과한 반면, 매출 5억 달러 미만 기업에서는 가족 CEO 선호 비율이 47%에 달했다. 이러한 경향은 가족기업의 불확실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이는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에서는 승계 자체보다 ‘불확실한 승계’를 더 위험하게 본다”라고 언급하며, 제도화된 승계 구조가 없는 기업은 투자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가족기업들은 세대교체를 위한 준비와 승계 계획을 제대로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경제 환경 속에서 가족기업의 건강한 세대교체는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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