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들 조세소송에서 승리하며 불붙는 세무전쟁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의 세무당국을 상대로 진행한 조세소송에서 잇따라 승소를 거두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승소는 단순한 법적 쟁점을 넘어서, 특정 대형 로펌들이 이끌어온 전문적인 법률 대응의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구글코리아와 넷플릭스코리아는 각각 수천억원 규모의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며 세무당국의 대응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구글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1540억원 규모의 법인세 취소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의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패소하여 상고장을 제출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세무당국이 국제조세 분야에서의 대응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특히, 과세당국이 연이어 패소하면서 조세 제도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넷플릭스코리아는 762억원 규모의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했고, 메타 역시 2300억원 규모의 법인세 소송에서 세무당국을 상대로 승리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사건들은 해외 법인에 지급된 대가를 사업소득으로 간주할 것인지, 그리고 국내에 고정사업장(PE)이 존재하는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세협약에 따르면, 협약국 내에 고정사업장이 없을 경우 사업소득에 대한 과세는 불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다.

구글 사건에서는 국내 광고 수익이 싱가포르 법인으로 송금된 사업소득인지, 아니면 과세 가능한 사용료 소득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원은 이를 사업소득으로 판단하며, 국내 고정사업장이 인정되지 않는 한 과세할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넷플릭스 사건 또한 유사한 맥락에서 네덜란드 법인에 지급된 수수료를 사업소득으로 간주하며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들의 승리는 전문적인 법률 대응을 통해 이루어진 결실로 해석된다.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구글코리아, 넷플릭스코리아, 메타 사건을 맡아 주요 승소를 이끌어내었으며, 법무법인 세종은 오라클의 3100억원 규모 법인세 취소소송에서도 최종 승소를 거두었다. 이 외에도 율촌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의 과세처분 취소 사건에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국제조세 사건이 대형로펌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잡으면서 전문인력 확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빅테크 기업들을 대리하는 대형로펌들은 대법원 조세조 재판연구관 출신의 변호사, 국세청 및 조세심판원 출신 전문가, 국제조세조약에 정통한 외국변호사, 그리고 회계사 및 세무사 등 다양한 전문 인력을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전문 인력의 수요는 수천억원 규모의 분쟁이 증가함에 따라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반면, 과세당국은 오라클 사건에서 법무법인 태평양과 조세쟁송 분야의 작은 로펌들을 선임해 대응했으나, 기존 법리를 뒤집고 승소한 사례는 드물어 보인다. 이는 과세당국의 대응력 강화와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의 고정사업장 기준이 서버와 공장 등 물리적 거점을 바탕으로 설계되었기 때문에 글로벌 플랫폼 사업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양대 경영대의 강형구 교수와 가천대 경영대의 전성민 교수는 2023년 발표한 논문에서, 고정사업장 기준의 과세 방식이 제조업 중심의 과거 체계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IT 산업이 중심이 된 현재의 현실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신언 세무사 또한 관련 논문에서 물리적 실재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소재지 국가에 대한 초과이익이나 잔여이익에 대한 과세권을 배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국세청은 개별 과세 사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으며, 국세기본법의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세무공무원은 납세자가 제출한 자료나 국세의 부과 및 징수와 관련된 정보를 누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세청은 하급심의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급심의 판단을 추가로 받아보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향후 빅테크 기업들과의 조세소송에서 과세당국의 대응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4/0005528587?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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