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블록체인 기반 고신뢰 탄소시장이 여는 새로운 시대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고신뢰 탄소시장(GVCM)’ 구축에 나선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제274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GVCM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및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와의 협력을 통해 구현될 예정이다. 이 시장의 핵심 목표는 탄소 감축 실적의 신뢰도를 높여 글로벌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탄소 크레딧은 기업의 자발적 환경 활동과 규제 대응에 모두 활용될 수 있도록 설계되며, 향후 디지털자산 형태로 발행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GVCM의 핵심은 탄소 크레딧 관련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데 있다. 이는 탄소 감축 실적의 이중계상과 그린워싱을 방지하고, 데이터 기록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사무국이 관리하는 데이터는 일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지만, 사업자, 사업 대상 국가 및 지역, 고유 식별번호, 감축 방법론 및 감축량 등 핵심 정보는 블록체인에 기록될 예정이다.

초기에는 탄소 크레딧이 전자적 방식으로 발행되며, 한국거래소가 구축하는 한국형 자발적 탄소시장 거래소를 통해 거래할 계획이다. 이후 크레딧 발행과 거래량,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상황, 시장 신뢰도, 참여국의 입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디지털 자산의 병행 발행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GVCM의 명칭은 기존의 ‘글로벌 자발적 탄소시장(Global Voluntary Carbon Market)’에서 ‘글로벌 고신뢰 탄소시장(Global Verified Carbon Market)’으로 변경되었다. 이는 자발적 시장뿐만 아니라 규제시장까지 포괄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발행되는 크레딧은 감축 사업 유치국의 이전 승인 여부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뉘며, ‘GVCM A’는 투자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와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등의 규제 대응 및 ESG 활동에 활용될 것이다. 반면, 이전 승인을 받지 않은 ‘GVCM NA’는 사업 유치국의 NDC 달성에 기여하는 ESG 활동에 활용될 예정이다.

국내 배출권 거래제와 온실가스 목표 관리제와의 연계는 크레딧의 신뢰성과 파리협정에 따른 상응조정, 국내 법규 등 요건을 충족할 경우 검토될 예정이다. CORSIA 활용을 위해서는 관계 기관과의 협의가 추진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개도국의 개발 수요와 한국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여 사업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자연기반 사업으로는 맹그로브 숲 조성, 농업 폐기물 처리, 메탄 포집, 에너지 효율화 등이 제시되었으며, 세계은행(WB)과 녹색기후기금(GCF)의 탄소 감축 사업에서 발생한 감축량을 GVCM 크레딧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정부는 인공위성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수집 및 분석, 블록체인을 통한 기록 및 추적을 결합하여 시장 신뢰도를 높일 방침이다. 이를 통해 첨단 기후기술의 감축 실적을 평가할 방법론을 개발하고, 스타트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며, 국내 기술의 해외 진출 기회도 확대할 예정이다. 이형일 부총리는 “오늘 논의된 과제들이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이 같은 계획은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한 글로벌 협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현시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블록체인 기반의 투명하고 신뢰성 높은 탄소시장이 구축된다면, 탄소 배출 감축에 대한 기업과 국가의 책임이 강화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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