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중국 로봇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요 로봇 제조 기업인 유니트리는 상하이 증시 상장 이후 629%의 주가 상승을 이뤘으며, 이로 인해 많은 로봇 기업들이 연내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대규모 자금 조달과 혁신적인 기술 개발에 힘입은 바가 크며, 올해 중국의 로봇 생산량은 최대 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로봇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누가 이 많은 로봇을 구매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로봇대회에서는 다양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조리, 순찰, 물품 분류 등의 성능을 선보였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태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유니트리의 저가 로봇 G1의 가격이 8만 5000위안, 즉 약 1700만원에 달해 교육 및 연구용으로 주로 활용되고 있는 점은 이러한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킨다. 가정에서 사용하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럽고, 산업 현장에서의 도입 역시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들 로봇의 주요 구매자는 중국의 지방정부들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훈련 센터에 로봇을 판매함으로써 로봇 제조업체들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훈련 센터는 로봇을 원격으로 조종하며 물체 인식, 동작, 상황 판단 등을 학습시키고,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는 다시 로봇 기업에 판매된다. 이를 통해 로봇 기업들은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활용하여 기술을 발전시키고, 성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최소 90개의 훈련 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훈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는 막대한 가치를 지닌다. 예를 들어, 5분짜리 로봇 댄스 학습 데이터의 경우 최대 100만 위안, 즉 약 2억원에 달하기도 한다. 이러한 수익 구조는 로봇 제조업체와 지방정부 간의 상호 이익을 창출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의 빅5 로봇 기업 중 하나인 유비테크는 지난해 지방정부 지원 훈련 센터에서 1억4000만 위안어치의 로봇을 수주했다. 비록 전체적으로는 적자이지만, 지방정부 수주를 통해 추가 성장을 기대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 다른 빅5 업체인 러쥐 로봇의 수익의 45%는 지방정부의 수주에서 발생한다고 전해졌다.
모건스탠리는 민간과 지방정부의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올해 중국의 인간형 로봇 생산량을 기존 2만8000대에서 5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3년 중국의 로봇 생산량이 10만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중국의 로봇 출하 대수는 약 1만4400대였으며, 정부 수주 덕분에 1년 만에 출하량이 최대 7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정부는 로봇 훈련 센터 운영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고, 투자 및 인재를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일부 센터는 방학 중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 사회와의 유대감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로봇 기업과 지방정부 간의 협력은 일견 ‘윈윈 모델’로 보인다. 그러나 FT는 투자자들이 이러한 모델이 실제 상업적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일부 투자자들은 로봇의 상용화 속도를 지켜보며 내년 투자 가치를 재평가할 가능성도 언급하고 있다.
현재 로봇 산업은 태양광 산업 초기 정부 구매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중국의 로봇 기술 혁신 속도는 지속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로봇 기술에 필수적인 자원인 전력과 데이터는 중국 기업들이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으며, 데이터는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 유니트리의 창업자 왕싱싱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낯선 환경에서도 스스로 작업하는 기술이 이르면 2∼3년 내, 늦으면 5∼10년 안에 구현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업체 간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수출 노력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용인대의 박승찬 교수는 현재 중국의 모든 로봇 기업들이 ‘출해(수출)’를 화두로 삼고 있으며, 로봇 산업 생태계가 완성되고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국에만 300개가 넘는 로봇 기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 세계로봇대회에서 선보인 다양한 로봇들은 이러한 시장 변화의 일환으로, 기계가 인간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로봇의 상용화가 이루어질 때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으며, 향후 중국 로봇 산업의 성장과 발전 방향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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